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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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지면 못 나온다…테트라포드 ‘목숨 건 낚시’ 아찔

갯바위 낚시객 사고도 잇따라

제주에서 테트라포드(방파제 콘크리트 구조물)에 추락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곳곳에서 목숨 건 낚시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제주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방파제 테트라포드(방파제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에서 30대 A씨 시신이 발견됐다. 앞서 전날 ‘낚시를 하러 간 A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과 소방당국이 지난 10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방파제 테트라포드(방파제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에서 30대 시신을 인양하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해경은 낚시하다 테트라포드 사이로 추락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서귀포시 새연교 인근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40대 남성이 실종 신고 3주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월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인근 방파제에서 50대 낚시객이 테트라포드 사이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제주시 건입동 서부두방파제 인근에서는 50대 여성 관광객이 테트라포드 아래로 추락해 머리를 크게 다쳤다.

 

최근 5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테트라포드 사고는 모두 17건이다.

 

연도별로는 2019년 3건, 2020년 4건, 2021년 3건, 지난해 3건, 올해 4건 등 매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테트라포드는 해초 등이 많고 미끄럽기 때문에 추락하기 쉽고 틈새가 깊고 좁아 자력 탈출도 어려워 피해야 한다”며 “낚시에 나설 때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기상 정보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갯바위 낚시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시 도두동의 한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낚시하는 모습. 제주=임성준 기자

서귀포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13일 오후 6시46분쯤 서귀포시 중문동 주상절리 인근 해상에 낚시꾼이 추락해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오후 7시 10분쯤 해상에 떠 있던 70대 남성 A씨를 발견해 구조했으며, A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구조 당시 호흡과 맥박이 없었으며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5월 29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해안에서 낚시를 하던 6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최근 국내 낚시 인구가 증가하면서 안전사고도 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8년 850만명이었던 국내 낚시 인구가 2024년에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초와 이끼 등이 끼어있는 갯바위가 미끄러워 사소한 부주의에 쉽게 상처를 입거나 바다로 추락하는 경우가 많아 항상 주의해야 한다. 또 너울성 파도에 휩쓸릴 위험이 높아 숙련된 낚시객이라 해도 주의가 필요하다. 나홀로 낚시객의 경우 주위에 사람이 없으면 사고가 발생해도 신고가 늦어질 가능성도 크다.

 

갯바위 등에서 발생하는 낚시객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면 미끄럼 방지가 가능한 갯바위화나 등산화, 구명조끼와 같은 안전장비를 갖추고 물때와 기상상황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