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그제 “한국의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연대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싸워 나간다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에 들렀다가 폴란드를 공식 방문하던 중 극비리에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우리 정상이 전쟁 국가를 방문한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3개 축 중 안보 지원에선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인도적 지원 분야에선 지난해 1억달러에 이어 올해 1억5000만달러로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재건 지원과 관련해선 한국에서 공부하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의 학업을 위한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도 신설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돕고, 재건 사업에 참여하는 건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차원에서 당연한 책무다. 윤석열정부의 대외정책인 글로벌 중추국가 전략에도 부합한다.
우크라이나와 협력 확대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대의명분뿐 아니라 국익 차원에서도 긴요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피해를 복구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뉴빌딩’을 추진하고 있다. 총 재건 사업 규모는 9000억달러(약 1170조원)로 추산된다.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마냥 끌고 갈 수는 없는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기여한 만큼 재건 사업 참여 지분을 차지할 공산이 크다.
윤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을 거론하면서 “드니프로강의 기적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가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데는 서방 국가들의 지원이 밑거름이 됐다.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전방위 지원하고 재건 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살상무기 지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이 안보 지원에 살상무기가 포함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민간인이 학살된 부차시 등을 찾았다는 점에서 살상무기 지원을 암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건 우려스럽다.
[사설] 尹 우크라 전격 방문, 재건 사업 참여 등 전방위 협력하길
기사입력 2023-07-16 23:23:53
기사수정 2023-07-16 23: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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