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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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에… 2022년 가계 순자산 첫 감소

토지 등 비금융자산 총 302조 줄어
가구당 평균 순자산 5.2억… 4.1%↓
국민순자산 통계 이래 상승률 최저

우리나라 가구의 순자산이 통계 집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토지 등 비금융자산이 줄어들면서다. 국내 전체 순자산도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순자산은 1경1237조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하면서 통계 편제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집값이 하락하자 주택자산(토지+건물)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이 하락한 탓이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비금융자산은 전년 말 대비 302조7000억원 감소했는데, 이 중 토지자산이 247조3000억원, 건설자산이 59조6000억원 각각 줄어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가 하락 등으로 금융순자산도 15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들의 순자산 중에서는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51.0%로 가장 컸는데, 집값 하락이 자산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어 주택 이외 부동산(23.6%) 현금 및 예금(20.4%) 등 순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경우 주거용 건물 및 주거용 건물 부속토지 비중이 높아, 부문 중 유일하게 비금융자산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가구당 평균순자산도 5억2071만원으로 전년 말(5억4301만원) 대비 4.1% 감소했다. 해당 통계에서는 가계 부문만을 따로 추계하지 않아, 이 추정액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전체 순자산을 추계 가구수로 나눈 값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은 국부(國富) 성장세가 큰 폭으로 둔화하는 데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금융·비금융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더한 ‘국민순자산’은 약 2경380조원으로 2.2% 상승에 그쳤다.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토지 자산이 118조9000억원 줄어 감소 전환하고, 건설자산이 213조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전년(625조2000억원)보다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