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전북 대부분 지역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자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강한 햇볕에 노출되는 한낮에는 농사일 등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당부했다.
21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4분쯤 정읍시 영원면 장재리 한 마을에서 30대 남성이 체온이 38.1도를 기록하는 고열과 어지러움을 동반한 열탈진으로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열탈진은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대표적 온열질환으로, 주로 신체 온도가 37~40도까지 오르고 땀을 많이 흘려 탈수증상과 함께 극심한 무력감, 피로감, 어지럼증 등을 동반한다.
또 이날 오전 9시33분쯤 익산시 남중동에 사는 92세 노인이 무더위에 따른 열탈진을 호소해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원의 처지를 받고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오전 11시15분에서 30분 사이에도 김제시 황산면과 순창군 동계면, 익산시 용안면 등에서도 야외 농사일을 하거나 수해복구를 하던 20∼80대 여성들이 잇따라 고열, 어지럼증, 탈진 등을 호소하며 열탈진으로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이런 온열질환자는 이날만 7명이 발생했다.
전북지역 온열질환자는 전날에도 속출해 농사일을 하던 50∼80대 주민들이 잇따라 쓰려졌다.
20일 낮 12시50분쯤 장수군 한 도로에서는 80대 노인이 3시간 가량 야외 작업을 하고 귀가하던 중 열탈진으로 의식을 잃어 119에 의해 구조됐다. 발견 당시 이 주민의 체온은 40.8도, 맥박은 138회로 모두 정상 수치를 훨씬 넘긴 상태였다.
또 이날 오후 1시쯤 정읍시 신태인읍에서는 70대 여성이 야외에서 3시간가량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뒤 실신했고, 오후 3시44분에는 남원시 덕과면 논에서 일하던 51대 남성이 탈진과 손·발 저림, 고열 등을 호소해 119가 긴급 출동했다.
올해 여름 들어 이날까지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4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0명은 장마가 일시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낮 기온이 급격히 오른 20일과 이날 이틀간 발생했다. 이 기간 전북 대부분 지역 낮 최고온도는 33도를 웃돌아 동부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전북지역 온열질환자는 2019년 76명에서 2020년 80명, 2021년 99명, 2022년 123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온열질환자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고 그 숫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계속된 집중호우로 논밭 관리를 위한 야외 활동이 잦아지면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한낮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통한 체온 유지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