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또 ‘대만발’ 정체불명 우편물이 발견됐다.
21일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59분쯤 동울산우체국 우편물류과 집배실에서 대만에서 발송한 우편물이 발견됐다. 우편물을 분류하던 직원들이 발견했으며, 수신처는 전날 비슷한 우편물이 도착했던 동구의 한 복지시설이었다.
소방당국은 해당 우편물을 수거해 조사 중이다.
전날 낮 해당 복지시설에서는 우편물을 뜯어본 뒤 직원 3명이 갑자기 어지럼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격리병상에 입원 중이다. 현재는 증세가 호전돼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
우편물은 가로, 세로 10㎝쯤 되는 크기의 서류봉투로,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복지시설의 주소와 수취인 이름, 전화번호가 적혀있었지만, 이 시설에는 우편물에 적힌 이름을 가진 직원·이용자는 없었다. 전화번호도 확인되지 않는 번호였다.
경찰은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의심해 봉투와 공기 시료를 국방과학연구소에 보냈다.
그러나 국방과학연구소는 “전날 복지시설에서 수거한 우편물에 대해 폭발물, 화학, 생물, 방사능 물질 분석 결과 위험물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제주와 대전, 서울, 경기 용인, 경남 함안 등 전국 곳곳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 용인에서는 이날 오전 11시쯤 처인구의 한 공장에서 비슷한 우편물이 발견됐다며 관계자가 112에 신고했다. 검은 비닐봉지에 싸인 이 우편물 역시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공장의 주소가 적혀있지만, 수신인 이름은 공장과 관련 없는 외국인 이름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투 안은 비어있었다. 경찰은 정밀검사를 시행했으나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제주에서는 전날 오후 8시50분쯤 “수상한 소포를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시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1일 오전8시50분쯤 주거지 1층 우편함에서 이 소포를 발견했다. 대반에서 발송된 이 우편물은 울산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노란색 봉투였다. 우편물 안에는 투평 지퍼백에 담긴 화장품으로 추정되는 튜브형 용기 2개가 들어있었다. A씨는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렸지만, 울산 관련 보도를 접하고 해당 소포를 꺼내 인근 지구대를 방문해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 소포가 배송된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하는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외국에서 주문하지 않은 우편물을 받은 경우 개봉하지 말고 즉시 112나 119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라고 표시돼 있고, 발신지가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으로 된 소포를 주의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