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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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공격 능력’ 시위?…북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발사

부산 기항 미 핵잠수함에 대한 무력시위인 듯

북한이 22일 새벽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기항과 한·미의 새로운 확장억제협의체(NCG) 출범에 반발하는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은 저고도로 비행하고 궤도를 바꿀 수 있어 탐지와 추적, 요격이 어려운 무기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우리 군은 (북한군이) 오늘 오전 4시쯤부터 서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 수발을 포착했다”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19일 동해상으로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 이후 3일 만이다. 순항미사일 발사는 지난 3월22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각 2발씩의 ‘화살-1형’과 ‘화살-2형’ 이후 4개월 만이다.

북한은 ‘화살-1형’과 ‘화살-2형’에 전술핵탄두인 ‘화산-31’을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 3월 발사 당시 모의 핵탄두를 탑재해 고도 600m 상공에서 폭발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번 미사일이 화살-1형 또는 화살-2형이 맞다면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전역과 주일 미군기지를 겨냥한 실제 핵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NCG가 출범하고 SSBN이 기항한 만큼 북한 군부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대응차원에서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미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도 대비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일 강순남 국방상 명의로 담화를 내고 미국 SSBN의 부산 기항 등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우리 국가핵무력정책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한·미는 지난 18일 서울에서 새로운 확장억제 협의체인 NCG 출범회의를 개최했으며, 같은 날 미국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