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선보인 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Theads)’가 초반 한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정치인과 연예인, 기업들이 잇따라 계정을 개설하며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용자들은 스레드와 관계된 각종 신조어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반짝 관심에 그칠지, 대세 SNS로 자리 잡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스레드’ 써보니 간편·친숙
23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6일 출시 이후 닷새 만에 국내 스레드 앱 설치자 수는 100만명을 넘었다. 출시 첫날 22만명이 앱을 내려받았고, 닷새 만인 11일 107만명으로 집계됐다.
스레드는 2016년 틱톡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주목받는 신규 SNS다. 새로움을 찾는 사람들이 관심을 끌 만하다.
기자가 직접 사용해 보고 느낀 스레드의 가장 큰 특징은 간편함과 친숙함이었다.
앱에 가입할 때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있다면 프로필 가져오기, 공개범위 설정에 이어 가입하기 버튼만 누르면 끝이다. 가입 후 앱을 열면 다양한 게시글들을 보여준다. 기자는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의해 순서나 내용은 무작위다. 팔로 수를 늘릴 수 있다는 광고 글도 눈에 띈다. 사진이나 영상과 간단한 글이 보이지만, 사진 없이 텍스트만 있는 게시물도 많았다.
스레드는 최대 10장의 사진과 500자 이내 텍스트를 올릴 수 있다. 트위터에 쓸 수 있는 무료 회원 기준 140자보다 많다. 페이스북처럼 무제한은 아니다. 인스타그램처럼 사진을 함께 올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사진 크기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영상은 최대 5분까지 게시할 수 있다. 2분20초로 제한되는 트위터보다 2분40초 많다.
무슨 이유에선지 스레드에서는 ‘반말 모드’가 형성됐다. 아닌 글도 있지만 대체로 자신의 상황이나 생각을 높임말보다는 반말로 편하게 적는다. 댓글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보다 친숙하게 느껴진다. 다른 이용자들의 후기를 보면 그동안 인스타그램은 멋있고 잘 나온,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좋은 이미지를 신경 썼는데, 스레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일상을 공유할 수 있어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스레드를 활용한 각종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놀이처럼 번지고 있다. 첫 글자가 ‘스’ 또는 ‘쓰’로 쓰이다 보니 자칫 욕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일종의 재미처럼 즐기는 모습이다. ‘스팔’이 대표적이다. ‘스레드 계정 팔로’를 줄인 말이다. 이에 파생해 스팔완·스완(스레드 팔로 완료), 스팔로미(내 스레드 팔로해줘), 스팔 품앗이(서로 계정 팔로를 해주는 일) 등의 말도 나왔다. 스레드 세계에서 인사말은 ‘스하(스레드 하이)’, ‘미안하다’와 ‘고맙다’는 ‘스미마셍’, ‘스리가또’로 쓰기도 한다.
유명인들이 스레드 계정을 열면서 호기심에 가입한 사람들도 많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 사용 중이다. 정용진 부회장의 팔로어는 3만명이 넘는다.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홍정욱 전 의원, 국민의힘 유경준·허은아 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이 사용 중이다.
발 빠르게 스레드 계정을 연 기업들도 많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뉴스룸과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을 개설했다. 현대자동차는 스레드 계정을 영어로 운영하고 있다. 농심, 무신사, CJ올리브영,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넷마블 등도 스레드 계정에 콘텐츠를 채워나가고 있다. 계정은 있으나 게시물을 아직 올리지 않은 기업도 적지 않다. 어떤 내용으로 꾸밀지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시물 수정 불가 등 단점… 개선 지속
스레드 서비스 시작 후 시간이 지나면서 단점도 지적되고 있다. 다수가 언급하는 것이 게시물 수정이 안 된다는 점이다. 오타 등이 있을 때 수정하려면 게시물을 삭제하고 다시 올려야 한다.
그냥 둘러보기 위해 스레드에 가입했다 탈퇴하지 못해 당황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탈퇴하려면 인스타그램도 같이 탈퇴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은 유지하고 싶다면 스레드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비활성화해야 한다.
이 밖에 내가 팔로한 계정만 모아 보여주는 기능이 없다는 점과 검색 창에 계정 검색만 가능하고 키워드 검색은 되지 않는 점 등도 불만사항으로 제기된다.
스레드에 대한 초반의 폭발적 반응은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전 세계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1300만명으로 지난 7일 대비 70% 급락했고, 이용 시간도 19분에서 4분으로 감소했다.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나 메타버스 기반 SNS ‘본디’처럼 인기를 끌다 사라진 SNS가 적지 않기에 스레드의 미래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일단 메타는 이용자 피드백을 받아 앱 기본 기능을 개선하며 스레드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누가 자신을 팔로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팔로 탭(follows tab)과 다른 언어로 된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번역 기능을 추가하며 출시 첫 업데이트를 했다. 업데이트된 기능은 iOS에 적용됐다.
이번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다른 이용자와 일대일로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DM’ 기능과 해시태그 기능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초기 성장세는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매일 스레드를 사용하기 위해 오고 있다”며 “스레드가 순조롭게 성장할 것을 자신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