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췌장암 환자의 중앙 생존 기간이 10여년 새 4.3개월 정도 늘어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박병규(사진) 교수팀은 2006∼2019년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해 췌장암 환자 7만8920명의 치료방법, 연령군에 따른 생존 기간 등을 빅데이터 연구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췌장암은 조기진단이 어렵고, 약 20%의 환자에서만 수술이 가능하다. 또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 재발한 환자에서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 효과도 크지 않아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5.2%로 국내 발병률이 높은 10대 암종 중 가장 낮다.
연구결과 환자들의 중앙 생존 기간은 2006∼2008년 5.5개월에서 2018∼2019년 9.8개월로 4.3개월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 생존 기간은 병의 진단 날짜 또는 치료 시작 이후 환자군의 절반이 살아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 생존 기간 향상은 연령이 낮은 환자군에서 뚜렷했다. 59세 이하는 중앙 생존 기간이 8.8개월에서 18.8개월로 10개월, 60대에서는 6.8개월에서 14.6개월로 7.8개월, 70대에서는 4.2개월에서 8.4개월로 4.2개월이 향상됐다. 반면 80세 이상은 2.4개월에서 3.4개월로 1.0개월 향상되는 데 그쳤다.
치료방법별로는 수술군이 2006∼2008년 18.5개월에서 2018∼2019년 34.8개월로 16.3개월가량 늘어났다. 항암치료군에서는 2006∼2008년에 8.9개월, 2009∼2011년에 8.6개월, 2012∼2014년에 8.4개월로 변화가 없다가 2015∼2016년에 10.5개월, 2018∼2019년 12.4개월로 향상됐다. 연구진은 새로운 항암제의 도입 효과로 추정했다. 항암치료 치료는 2006∼2011년에는 젬시타빈(gemcitabine) 단독요법이 주요 약제였고, 2011∼2015년에는 젬시타빈과 엘로티닙(erlotinib)의 병합요법이 주요 약제가 됐다. 2017년 이후에는 젬시타빈과 납-파클리탁셀(nab-paclitaxel)의 병합요법과 폴피리녹스(FOLFIRINOX) 병합요법이 주요 약제로 변경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암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