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에서 집중호우로 급류에 휩쓸리거나 매몰된 주민 2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23일 아흐레째 이어졌다. 구조당국과 대원들은 “남은 실종자 모두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의지로 실종자 수색에 진땀을 뺐다. 폭염과 폭우를 오가는 변덕스러운 날씨는 이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경북도는 이날 실종자 매몰 현장에 소방과 경찰, 군부대 등 430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는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주민 2명이다. 구조 당국은 실종자가 발생한 뒤 하루 15시간 이상씩 구조와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은 토사가 무너져 진입이 힘든 구간이 많다. 중장비를 동원해 토사와 바위를 제거해 가며 현장에 접근하고 있다.
강변 수색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장맛비로 강가를 따라 깊은 진흙 펄이 형성돼 한 발을 내딛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구조 당국은 남은 실종자가 토사에 파묻혀 있을 수 있어 구조견 19마리를 현장에 투입했다. 구조대원은 수변의 나뭇가지 등 잔해물이 퇴적된 지점을 중심으로 탐침봉을 활용해 실종자를 찾고 있다. 구조 당국은 실종자 수색이 장기전으로 접어들자 이날부터 수색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실종자가 살던 벌방리 석관천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하는 한편 삼강교~낙동강 상주교로 범위를 확대했다. 벌방리에서 삼강교까지는 36㎞, 상주교까지는 56㎞ 거리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최악의 환경에도 실종자 수색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2중 3중의 촘촘한 수색으로 하루빨리 실종자를 찾겠다”고 말했다.
주말 사이 다시 장맛비가 쏟아지며 주요 수해 지역의 실종자 수색·피해 복구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오후 9시를 기해 중대본 비상 1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위기 경보 수준은 ‘심각’ 단계를 유지해 호우 대비에 나섰다. 서울시도 이날 오전 6시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지자 시내 27개 하천 출입을 전부 통제했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인천에서는 지하차도와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시 부평구 동암굴다리가 이날 오전 7시54분 침수됐다. 같은 날 오전 남동구에서도 벽돌말 사거리 지하차도와 옛 도림고 앞 도로가 한때 물에 잠겼다. 인천 강화군 양도면에서는 이날 오전 7시27분 전신주가 쓰러졌고, 인천 남동구 도로에서도 같은 날 오전 1시쯤 강풍에 나무가 쓰러졌다.
경기도에서는 이날 오전 9시26분 화성시 봉담읍 휴게소 건물 지하가 침수됐다. 같은 날 12시15분쯤 갑자기 내린 비로 경기 평택시 도로의 맨홀 뚜껑이 열렸다.
대전과 충남지역에서도 호우 피해가 연이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충남 태안군 안면읍 한 주택에 물이 찼다. 충남 서산시 갈산동의 한 도로에는 가로수가 쓰러지고 충남 태안군 이원면 도로에는 토사와 낙석이 쏟아졌다. 대전 중구에서는 오전 8시47분 ‘빌라 지하에 무릎까지 물이 찼다’, 대전 서구에서도 10시38분 ‘빌라 지하에 물이 찼다’는 신고가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