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간 전쟁을 억제해왔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죠.”
임호영(사진) 한미동맹재단 회장(예비역 육군 대장)은 24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의 가장 큰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숱한 철수·감축 논란에도 여전히 한국에 주둔하는 2만8500여명의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주는 ‘안전핀’이란 것이다.
임 회장은 육사 38기 출신으로 육군 5군단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냈다. 군이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이자 북한 수뇌부에 대한 대량응징보복(KMPR) 개념을 공개할 당시 이를 브리핑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연합사는 평시에는 사령부만 존재하지만 전시가 되면 우리 지상군은 물론 미국 본토에서 한국으로 전개되는 지상군까지 지휘하게 된다”며 “해군도 일본 요코스카의 미 7함대가 한국 해군과 해군 구성군 사령부를 구성하게 된다. 공군과 특전사도 이렇게 증강된다”고 설명했다. 즉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이런 대규모 연합전력이 편성되고, 북한은 물론 중국조차 쉽게 상대할 수 없는 막강한 전력이라는 얘기다.
한미동맹재단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2017년 창설됐다. 재단은 주한미군전우회(KDVA) 지원, 한·미동맹 증진을 위한 연구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한미군 출신들은 대체로 한국에 애정을 갖고 있으며, 특히 고위 장성을 지낸 인사들은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도 커 지한파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 회장은 “누구도 영원한 동맹을 보장할 수 없다”며 “한·미동맹도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고 그럴 때마다 주한미군 출신 인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1970년대 유엔군 참모장이던 존 싱글러브 장군은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다 결국 본국으로 소환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했을 때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달러 몇 푼 때문에 동맹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 회장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자신들의 세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동아시아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도 매우 높아졌다”며 “동맹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파트너로서 미국 전략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동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