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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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 난동’ 조선, ‘홍콩 묻지마 살인’ 검색…계획 살인 가능성

대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번화가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조선(33·구속)이 지난달 초 인터넷에서 ‘홍콩 묻지마 살인’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공개한 신림동 살인 사건 피의자 조선(33)의 주민등록증 사진(왼쪽)과 범행 당시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관악경찰서는 조선의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검색 기록을 분석하고 범행과 관련성을 조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조선이 검색한 ‘홍콩 묻지마 살인’은 지난달 2일(현지 시각) 홍콩의 한 쇼핑몰에서 30대 남성이 20대 여성 2명을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다. 경찰은 “오래전부터 살인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는 조선의 진술과 범행 직전의 정황 등을 토대로 사전에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해나가고 있다. 사전 계획 여부는 살인죄의 경중을 따지는 중요한 요소다.

 

실제 조선의 범행으로 사망한 20대 피해자의 경우 급소 여러 곳을 반복적으로 찔렸고, 이미 쓰러진 상태에서도 여러 차례 급소를 공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전날 살인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조선에게 “범행 전 살해 방법과 급소, 사람 죽이는 칼 종류 등을 검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경찰은 조선이 이 사건을 보고 지난달부터 범행을 염두에 뒀는지 현재로선 확실치 않다고 보고 검색 경위 등을 이날 오후 조사에서 추궁할 방침이다. 

 

경찰은 조선이 ‘정신병원 강제입원’ ‘정신병원 탈출’ ‘정신병원 입원비용’ 등을 검색한 사실도 확인했다. 조선은 경찰 조사에서 우울 증상이 있다고도 말했으나 의료기록 조회 결과 2013년 1월부터 범행 당일까지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은 지난 21일 오후 2시7분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냈다. 피해자는 모두 조선과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조선의 이름과 나이·얼굴을 공개했다. 경찰은 구속 시한 만료에 따라 조선을 28일 서울중앙지검으로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