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 설립을 추진 중인 우주항공청은 현재 각 부처에 흩어진 우주 관련 정책수립과 연구개발(R&D), 국제협력 등 업무를 이관받는다. 300명 규모로 출발하며, R&D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 각 대학을 임무센터로 지정해 진행한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우주항공청 설립·운영 기본 방향’에 따르면 우주항공청은 국가를 대표하는 우주항공 전담조직이다.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관련 전문기관 우주항공 분야 기능과 인력을 이관받는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우주위원회의 사무국 기능을 수행하며 우주항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우주항공청은 기관운영 조직과 △발사체 △우주과학·탐사 등 7개 부문 임무 조직으로 구성한다. 국가 위성 운영이나 우주 환경감시 등 공공·안보 성격이 큰 국가 인프라는 우주항공청 소속 기관으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각 부문은 전문가 중심조직으로 설계하고, 프로젝트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항우연, 천문연 등 우주항공 전담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과기정통부 산하에 그대로 두는 대신 임무센터로 지정하기로 했다. 임무센터는 기존 기관고유사업·연구를 자율적으로 하면서 우주항공청 사업을 함께 진행한다. 항우연 △항공연구센터 △발사체연구센터, 천문연 △전파천문센터 △과학천문센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위성인력교육센터 등 18개를 우선 선정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 규모는 인원 300명 이내로 시작해 확대한다. 정부는 내년 예산으로 7200억원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우주항공청 운영 방안을 두고 임무센터가 분산돼 R&D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항우연·천문연 등이 임무센터가 되면 자체 연구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4월 국회에 제출한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처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조직 운영 계획을 앞서 공개한 것을 두고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는 이날도 우주항공청 설치를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은 야당이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며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를 촉구했다. 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우주항공청 설립을 못 한다면 우리는 계속 선진국으로부터 OEM(위탁생산)만 받는 우주 후진국이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체회의에 불참하며 “장 위원장은 이제 우주항공청 문제에서 손을 떼라”고 맞섰다.
민주당의 우주항공청 특별법 안건조정위 회부 신청을 장 위원장이 받아들이면서 안건조정위 구성이 완료됐으나 사실상 여야 동수인 셈이라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