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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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전날 “제방 무너질 것 같다” 119 신고에도 조치 없었다

“미호천 제방 유실 위험” 접수
충북소방본부 “출동 인력 없다
구청에 전화 한 번 해보시라”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전날 “미호천 제방이 무너질 것 같다”는 119 신고가 있었지만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궁평2지하차도 참사과 관련해 경찰의 부실 대응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소방 또한 조치에 미비점이 확인된 것이다.

 

지난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인명 수색을 위한 배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119종합상황실 신고접수 녹취록을 보면 사고 전날인 지난 14일 오후 5시21분 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한 남성이 “재해예방 신고가 가능한가”라고 신고 전화를 했다.

 

신고자는 “미호천 교량 공사를 하고 있는데 기존 둑을 허물고 교각 공사를 했다. 교각 공사 밑에 임시로 흙을 성토해 놨는데, 차수막이나 이런 것을 안 대 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가 허물어지면 여기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것 같다”고도 했다. 이 신고자는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이 가능하냐고도 묻기도 했다.

 

119상황실 근무자는 “지금 출동 인력들이 다 지금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서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다”며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를 해보시겠나”라고 답했다.

 

사고 전후 부실 대응에 대해 감찰을 진행 중인 국무조정실은 이같은 신고가 있었다는 것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