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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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수 의혹 최연소 지방의원의 자멸, 음주운전 이어 성매수 혐의 강경흠 제주도의원 사퇴 의사

“모든 걸 내려놓고 수사 임할 것”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뒤 5개월 만에 성매수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강경흠 제주도의원(무소속·제주시 아라동을)이 의원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강 의원은 27일 입장문을 통해 “제주도민의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했다. 저 스스로 참담한 심정이고 오롯이 저의 불찰”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강 의원은 “모든 걸 내려놓고 도민 한 사람으로서 공인이 아닌 위치에서 저에 대한 어떠한 수사에 대해 진심으로 임하며 이 일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으며 절실하고 치열하게 살아가겠다”며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최근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지난 4월 성매매를 알선한 제주지역 모 유흥업소를 단속해 추가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강 의원이 지난해 말 해당 업소에 수차례 계좌이체 한 내용을 확인하고 강 의원을 입건했다.

 

이 유흥업소 업주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동남아시아 국적 외국인 여성 4명을 감금하고 손님 접대와 성매매를 강요하다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2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벌금 8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제주도의회 의정 사상 처음으로 윤리특위에 회부돼 30일 출석정지와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적발 당시 강 의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로 확인됐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지 불과 5개월 만에 성매수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강 의원이 소속했던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윤리심판원회의를 열고 강 의원을 제명했다.

 

제주도의회도 강 의원에 대한 두 번째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강 의원의 성매수 의혹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제주는 청년 정치인이 성장하는 시스템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본다. 기초자치단체가 없는 것도 그 요인 중 하나일 것”이라며 “기초자치단체가 있었다면 기초의회 등에 좀 더 쉽게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초의회가 없는 지금의 시스템은 모든 것을 걸지 않으면 (정치권에)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모든걸 걸지 않아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청년들도 정치에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강 의원은 28일 제주도의회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면 강 의원의 지역구인 제주시 아라동을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제주도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1993년생인 강 의원은 지난해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도내 최연소로 도의원에 당선됐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