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의자가 덜덜 떨리더니 지진 문자” 전북 장수 지진에 ‘경계’ 발령

전북 장수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장수군과 인접 시군에서 수십 건의 흔들림 감지신고가 이어졌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경보는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지진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발령된다.

 

29일 전북도 소방본부는 오후 7시 7분쯤 장수군 북쪽 17㎞ 지역(천천면)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한 지진 감지 신고 현황을 공개했다. 지진이 발생하고 40분 넘게 지난 오후 7시 50분까지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는 전북 30건을 비롯해 전남 1건, 충북 1건, 경북 4건, 경남 2건, 부산 1건 등 총 39건이 들어왔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상황은 없다.

 

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수준을 말하는 계기진도는 지진이 발생한 전북에서 5로 가장 높았다. 이는 대부분 사람이 진동을 느낄 정도였다는 의미다.

 

경남·충남·충북에서는 계기진도가 3, 경북·광주·대전·전남에선 2였다. 계기진도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의 사람은 현저히 흔들림을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이고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의 소수는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장수 읍내에서 2㎞ 가량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김모(67)씨는 “집 바닥에 앉아 있는데 엉덩이가 2번 들썩일 정도로 바닥이 흔들렸다”며 “여진이 있을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진안 대미샘 자연휴양림에서 피서를 즐기던 임모(65)씨도 “몸이 조금 휘청일 정도로 진동을 느꼈다”며 “가족끼리 놀러왔는데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지진을 느꼈다는 경험담이 속속 올라왔다.

 

“의자가 덜덜 떨리길래 뭔가 했더니 바로 지진 안내 문자가 와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거실 바닥에 누워있다가 엄청 크게 흔들리더라”, “횡단보도 앞으로 엄청 큰트럭이 지나가면 도로가 흔들리는 것처럼 흔들림이 느껴졌다” 등의 경험이 공유됐다.

 

전북도는 재난과 관련한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확인하고, 여진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이날 발생한 지진 진원의 깊이는 6㎞로 추정됐으며 올해 한반도에 발생한 지진 중 3번째로 크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관계부처에 신속한 피해 확인 및 비상조치를 긴급 지시했다. 한 총리는 먼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지진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산림청장에게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점검하고 대비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원전, 전기, 통신, 교통 등 국가 기반 서비스의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비상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했다.

 

또한 관계부처의 비상근무 체계 유지로 추가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