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힘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어르신이 폭우 피해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2일 부산 북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70대 한 어르신이 덕천3동 행정복지센터에 흰 봉투를 전달했다. 안에는 현금 3만원이 들어 있었고, 겉면에는 자필로 ‘수해금’이라고 쓰여 있었다.
어르신은 행정복지센터 직원에게 “나도 정부에서 지원받는 수급자지만 뉴스 보니 이번에 너무 많은 비가 왔더라”면서 “집도 잃고 다 잃게 된 사람들을 보니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그래도 수해 입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어르신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길 원하지는 않았다”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 줘 감사하다. 기부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집중호우 이후 전국 곳곳에서는 수해 지역민을 도우려는 수급자 어르신의 기부 행렬이 잇따랐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수급자 김모(85) 어르신은 5만원권 지폐 100여장이 든 수해금 봉투를 전달했는데 수년간 생계급여를 아끼고 공병을 수집한 돈이었다.
최정순(75) 어르신은 서울 강서구 방화3동 주민센터에 “자신의 고향인 경북지역 등 호우 피해 지역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700만원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