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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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의 미’ 거둔 슈프림의 아피냐퐁의 남다른 스웩 “6개월 전에 제왕절개로 출산하고 경기에 뛰고 있어”

2023 KOVO컵 여자부에 초청팀으로 온 슈프림 촌부리(태국)가 첫 두 경기에선 패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선 IBK기업은행을 풀세트 접전 끝에 잡고 태국 배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나타폰 스리사무트나크 감독이 이끄는 슈프림 촌부리는 3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B조 조별예선 IBK기업은행과의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3-2(25-23, 25-27, 25-14, 18-25, 15-8)로 승리했다.

 

다린 핀수완이 팀 내 최다인 18점을 오린 것을 비롯해 와린아 스릴라옹(16점), 말라카 칸통(13점), 플름짓 씽카우(11점)까지 주전 네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GS칼텍스와 흥국생명에게 연거푸 0-3으로 패한 슈프림은 이날 경기에선 앞선 두 경기에서 뛰지 않았던 말리카 칸통을 투입해 리시브 안정을 꽤했다. 나타폰 감독은 “첫 두 경기에서 한국팀들의 서브에 너무 당했다. 그래서 칸통을 투입했는데, 리시브를 잘 받아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슈프림의 주전 리베로로 뛴 윌라반 아피냐퐁은 본래 포지션이 아웃사이드 히터다. 슈프림의 리베로 2명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아피냐퐁이 리베로로 뛰었다. 본 포지션이 아님에도 무난한 수비로 코트 후방을 책임져줬다.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서 들어선 아피냐퐁은 “한국에서 대회를 뛰게 해줘서 영광스럽다. 한국의 V리그는 태국 팬층도 두텁다. 항상 지켜보기만 했던 팀들과 경기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아피냐퐁은 불과 6개월 전에 아이를 출산하고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출산 후 5개월이 지나고, 지난 한 달간 연습하고 한국에 대회를 뛰기 위해 왔다. 리베로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아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분만이 아니라 제왕절개로 낳았다. 제왕절개가 체력회복이 더 힘든 것 다들 알 것이다. 그만큼 내가 잘 회복해서 돌아온 것이다”라며 남다른 스웩(?)을 뽐냈다.

 

V리그 팀들과 뛰어본 인상은 어땠을까. 그는 “한국팀의 선수들은 고르게 다 잘하더라. 태국은 나이나 경험에 따라 실력차이가 많이 난다. 그런 선수들이 한 팀에 모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올해의 한국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보다 기온이 더 높은 나라에선 온 아피냐퐁은 현재 한국의 날씨가 그리 덥지 않단다. 그는 “호텔이 산꼭대기에 있기도 해서 별로 덥지 않다. 태국이 더 덥다보니 날씨에 적응할 께 따로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아피냐퐁과 슈프림 선수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한국 구경에 나선다. 그는 “보통 운동 선수들은 일정이 남으면 휴식을 취하곤 하는데, 이번엔 시간이 좀 나서 대구 동성로 거리에 구경하러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미=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