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온열 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가 4일 예비비를 투입하는 등 폭염 대책을 쏟아냈다. 영국, 미국, 캐나다 등이 주한대사관을 통해 우리 정부에 안전 조치를 확인하고 있는 데다 외신 또한 피해 상황을 잇달아 보도하자 부랴부랴 조치에 나선 것이다. 대규모 국제 행사 준비가 미비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정부가 ‘뒷북 대책’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잼버리 대회 부실 운영 논란과 관련해 “현장의 문제점들을 정부 모든 부처가 총력을 다해 즉각 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스카우트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며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식사의 질과 양을 즉시 개선하고 현장의 문제점들을 정부 모든 부처가 총력을 다해 즉각 해결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잼버리 대회의 폭염 대비 냉장냉동 탑차 공급, 의료 물자의 추가 지원, 급식 개선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예비비 69억원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곧바로 이를 재가했다.
여당도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정부 관계자와 대책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전기 공급 용량을 증설하고 쿨링 텐트·버스를 신규 공급하겠다”며 “온열 환자 발생 시 대응력 제고를 위해 추가 의료 인력과 물자를 즉시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국 공관과 외신에 정부 조치를 상세히 설명해 외국 정부나 참가자 부모 우려를 해소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잼버리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이날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냉수 공급 확대 등 폭염 대책을 발표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잼버리 영지에 설치된 잼버리 병원을 방문해 의료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외교부는 이날 홍석인 공공외교대사가 주한 공관 대사급에 해당하는 외교사절을 외교부로 초청해 직접 잼버리 조직위원회 조치 내용 등을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한 공관들의 민원 제기 사항을 잼버리 조직위에 신속히 전달하고 조직위 측의 설명과 조치 내용을 주한 공관에 공유하는 등 소통을 적극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신에도 잼버리 조직위 측 조치 상황을 공유하고 개별 설명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잼버리 대회 준비 부실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관련 긴급회의에서 “올해 이상기후로 폭염이 예고된 바 있고, 그늘이 없는 간척지에서 이뤄지는 행사인 만큼 더욱 철저히 대비했어야 했는데도 현장 상황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를 향해 “무엇보다도 잼버리 진행 여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대회 기간을 축소할 것인지, 나아가 중단할 것인지도 비상하게 검토하면서 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