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8개월 앞두고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여당 안팎에서 끊임없이 두 ‘스타 장관’에 대한 총선 차출론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이 총선을 거치지 말고 대선으로 직행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원 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국민의힘이 총선에 대표 얼굴로 내세울 만큼 상징성이 크고 참신한 인물을 영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사고당협을 채우며 조직 정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수도권 일부 지역에 신청자가 나오지 않는 등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오는 10월 치러지는 ‘총선 모의고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안 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야당과 강경 대치를 이어가며 체급을 키우고 있는 한 장관이나 원 장관이 수도권에 출마해 선거에 전면 나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건 이런 인물난과 관련이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두 장관 모두 당을 위해서나 개인적으로나 출마가 더 좋을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한 장관은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한 만큼 국회에서 정치를 하고, 당에서도 역할을 맡아보면서 성장하면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과 가까운 당 관계자는 “시점을 단언하기 어렵지만 원 장관은 어차피 정치인이니 여의도로 오기는 할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한 장관을 용산처럼 상징성이 있는 곳에 공천하면 바람이 불 수 있지만 관건은 당선 가능성”이라고 전했다.
다만 차기 대권을 고려할 때 두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관측도 적지 않다. 윤석열 캠프 출신 당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비서관들이 출마할 것을 고려하면 용산 입장에서 두 장관이 꼭 여의도에 들어가지 않아도 소통이나 국정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현 정권 입장에선 한 장관은 서울시장, 원 장관은 총리를 시키며 차기 대권 주자로 키우면 좋은 그림이다”라고 했다.
또 다른 여권 잠룡인 안철수 의원의 총선 역할도 주목된다. 안 의원은 현 지역구인 성남 분당갑 출마 의지를 명확히 하며 지원 유세 등을 통해 수도권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부산·수도권 험지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과 가까운 한 정치권 인사는 “당에서 밀어붙여서 김은혜 홍보수석을 내리꽂고 안 의원을 자르는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안 의원이 총선 승리에 기여할 최상의 방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당에서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등 비윤(비윤석열)계 끌어안기에 나설지도 관건이다. 현재까지는 국민의힘에서 공천받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원팀’이 돼야 한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두 사람을 공천하지 않아도 우리가 이길 수 있다면 공천을 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최우선 과제는 총선 승리”라면서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등이 총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왜 공천을 하지 않겠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