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열악한 환경탓에 현장에 동원된 공무원들까지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구인구직 사이트에 ‘잼버리 알바 급구’ 글이 대거 올라와 빈축을 사고 있다.
7일 알바천국, 알바몬, 당근알바 등 국내 각종 구인구직 사이트에 잼버리 현장 업무 아르바이트 인력 공고 글이 속속 게재됐다. 공고글 속 잼버리 현장 업무는 화장실·샤워실 청소 등 미화에서부터 식사 서빙, 텐트 철거 등까지 다양하다.
앞서 무임금 자원봉사자에 이어 일당 12만 5천원 가량에 ‘현장 미화 아르바이트’를 모집했다가 눈총을 산 것을 의식했는지 잼버리 측은 화장실 및 샤워실 청소의 경우 일급 20만원으로 평균 대비 높은 임금을 제시했다.
잼버리 행사 현장 화장실 청소 상태가 계속해서 논란이 되자 지난 주말 한덕수 총리가 직접 화장실 청소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4일부터 사흘 연속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장을 찾은 한총리는 직접 현장을 챙기며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저도 오늘 화장실에 남이 안 내린 물을 내리고, 묻은 것도 지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총리는 “군대 갔다 온 분들은 사병 때 화장실 청소를 해봤을 것 아니냐. 누구에게 시킬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청소도 하라”고 지시했다. 또 “저도 여기 화장실 청소하러 왔다. 특히 화장실은 정말 책임지고 완벽하게 하라”고 조직위에 강조했다.
하지만 잼버리 행사장 화장실 청소에 강제 동원된 인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등 화장실 관련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전북지역 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지문에 따르면 전북도·김제·부안 공무원들이 잼버리 행사장 청소에 투입됐고, 노조는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전북도 지침에 따라 공무원들에게 전달된 청소 체크리스트에는 “변기 뚜껑을 열어 변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항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잼버리 구인 공고’가 갈무리돼 온라인상에 퍼지자 누리꾼들은 “어휴 누가 가겠냐”, “2배는 책정해줘야 할듯”, “폭염에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고 심지어 식사도 미지급이던데”, “장난 아니게 더럽던데 이 더위에 자원봉사자 모집하더니 이제야 사람 구하네” 등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한 누리꾼은 “이번 잼버리 대회에 투입된 예산이 1000억원이 넘는데 행사를 부실하게 진행하고선 이젠 화장실 청소에 돈을 써야 하냐”며 “대회 망신살에 이어 예산낭비만 할 일만 계속 생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