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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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묻지마 범죄’… 예방할 수 없으면 어떻게 대처하나

입력 : 2023-08-08 15:00:00
수정 : 2023-08-08 15: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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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발생하고 있는 강력범죄 때문에 악몽도 꿔요.”

 

서울 구로쪽으로 출퇴근 하는 심모(27)씨는 새벽마다 잠에서 깨곤 한다. 연달아 발생한 ‘묻지마 범죄’가 생각나서다. 심씨는 “신림동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현역에서도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며 “출퇴근길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많은 곳을 가면 무섭다”고 불안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범죄 피해자나 유가족 혹은 현장에서 목격한 분들의 참담한 심정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모(26)씨는 따로 사는 부모님 걱정이 크다. 이씨는 “저도 걱정이지만 부모님이 걱정돼서 밖에서는 이어폰도 빼고 다니시라고 했다”며 “사람 많은 곳을 피하게 되고, 호신용품을 검색해보는 등 일상생활이나 심리상태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달 21일 조선(33)이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남성 1명이 숨지고 다른 남성 3명은 중상을 입었다. 지난 3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피의자 최원종(22)이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최원종이 흉기를 휘두르기 전 몰던 모닝 승용차에 치인 60대 여성은 6일 새벽 사망했고, 이어진 흉기 난동으로 1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두 사건은 모두 2주 만에 일어난 예측·예방할 수 없는 범죄였다. 이 같은 묻지마 범죄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한 시민들의 불안 섞인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먼저 신고부터

 

만약 눈앞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부상을 당해 쓰러진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할 응급처치는 신고다. 119구급센터에 신고를 하면서 주소 혹은 현재위치, 환자 상태 등을 정확히 파악해 전달해야한다. 흉기에 찔린 환자는 환부가 뜨거워지는 극심한 통증과 순간 패닉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정신을 잃지 않게 계속 말을 걸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심장 근처 혈관과 대동맥이 파열됐다면 그 자리에서 즉사하거나 수 분 내에 과다출혈로 사망할 수 있다. 체내 30%정도의 혈액이 빠져나가면 사망에 이르므로 최대한 빨리 구급차의 도움을 받아 응급실로 이동해야하다. 119구급센터 신고가 제일 첫 번째이자 중요한 응급처치인 이유다.

 

◆흉기에 의해 다쳤을 때 대처는?

 

사지(四肢)에 입은 칼로 인한 부상(자상)은 대부분 적은 출혈을 동반하고 회복도 빠르다. 그러나 내장이나 머리에 입은 자상은 곧 생명과 직결될 가능성이 크며 생존해도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복부 자상은 다량의 출혈과 내부 장기가 손상되거나 뼈가 부러지는 절상(折傷)까지 입는 경우가 많다. 이때 섣불리 흉기를 제거하면 심각한 결과를 맞닥뜨릴 수 있다. 특히 동맥 근처에 흉기가 박혔다면 함부로 건드리지 않고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구급대원들과 시민들이 피해자들에게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뉴스1

자상 대처에는 출혈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압박법이 가장 중요하다. 지혈법에는 직접 압박과 지압점 압박이 있다. 직접 압박은 피가 흐르는 부위에 거즈나 깨끗한 헝겊을 상처 위에 직접 대고 지긋이 압박하는 방법이다. 압박 붕대가 있다면 거즈나 헝겊을 댄 상처 부위 위를 압박 붕대로 감아 압박을 유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직접 손으로 압박하는 것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직접 압박으로 지혈이 되지 않을 때 지압점 압박을 병행해야 한다. 동맥에 손상이 있으면 상처에서 피가 내뿜듯 나올 수 있어 직접 압박만으로는 지혈이 되지 않는다. 지압점 압박은 손상된 곳과 심장 사이에서 뼈 가까이 지나는 곳의 동맥을 뼈에 압박함으로써 혈류를 늦춰 출혈을 막는 응급처치다. 부상 부위에 따라 압박을 가해야 하는 위치를 지압점이라고 한다. 상처 부위에서 심장을 향하는 곳으로 5~10cm정도 떨어진 부위를 압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손목 또는 팔에서 출혈이 심할 경우 상박의 중간에서 엄지손가락을 밖으로 향하게 하고, 나머지 네 손가락은 안쪽으로 향해 손아귀로 쥐어 압박한다.

 

흉부를 찔렸다면 압박은 피하고, 복부에서 장기가 노출돼도 이를 다시 넣지 않아야 한다. 폐가 있는 흉부는 자상을 입었을 때 골절상으로 부러진 뼈끝이 장기를 관통하는 때도 있다. 부러진 갈비뼈가 폐에 닿아 부상 부위에 통증을 동반한 열이 오르고, 호흡이 얕아진다. 폐가 있는 흉부를 잘못 압박하면 환자의 호흡을 방해할 수 있다.

 

복부 자상에선 장기가 보이거나 튀어나오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때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장기를 집어넣으려고 하면 안 된다. 또 복부는 장이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과다출혈 발생 가능성이 작고, 장기가 더 노출되지 않게 깨끗한 손수건 등으로 막아줘야 한다. 흉기가 박혀있는 상태라면 그대로 두어야 한다. 칼을 억지로 제거하거나 압박하면 압력변화로 2차 출혈이 발생하고 출혈량이 증가할 수 있다.

 

한연숙 응급처치교육 전문가는 “사실 심한 부상을 당했을 때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많지 않다”며 “흉기에 의해 다친 사람을 보거나 혹은 본인이 상처를 입었어도 첫 번째 응급조치는 신고”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신고 후 출혈이 많은 환자에게 말을 걸어주거나 지혈하는 등의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