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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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농민운동가 김준기 민자통 상임의장 별세

한국가톨릭농민회(가농) 출범 직후 부회장을 맡는 등 평생 농민운동에 헌신한 김준기(金準基)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민자통) 상임의장이 향년 85세로 세상을 떠났다.

 

김 상임의장의 유족은 9일 오전 11시30분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고인이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고 전했다. 

 

1938년 9월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포항에서 자란 고인은 서울대 농대 재학중 서울대 4-H연구회장과 전국대학4H연구회 연합회 초대 회장으로 활동했다.

 

서울대 농대 학생서클이던 '농사단(農士團)'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대학 동기인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이 농사단 단가로 '삼천만 잠들었을 때 우리는 깨어∼'로 시작하는 '농민가' 초안을 만들자 함께 다듬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서울시 농촌지도소에서 농촌지도사로 일했고, 한국가톨릭농촌청년회가 1971년 말 가농으로 바뀐 뒤 1·2대 부회장을 지냈다.

 

1977년부터 신구전문대 원예과 교수로 재직한 고인은 성남 지역 농민·빈민·신협 운동에도 관여했다. 1981년에는 성남YMCA를 창립했다. 

 

한국농축수산유통연구원이 '주간 농축수산유통정보'(현 한국농어민신문)를 발행할 때 감사를 지내면서 2003년 WTO(세계무역기구) 협상 반대 시위를 벌이다 자결한 이경해 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회장과도 인연을 맺었다.

 

1989년부터 민자통 대변인을 맡았던 고인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988년 민중의당 창당에 관여했고, 1996년 15대 총선에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 2002년에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했다.

 

가톨릭여성농민회 초대 회장을 지낸 고 김영자씨와 사이에 2남 2녀(김시연·김창인·김하정·김승택)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추모식은 10일 오후 7시, 발인 11일 오전 9시20분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