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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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폭우로 상륙한 태풍에 통영 적막감…시민 뜬눈으로 밤새

초속 34.2m 강풍 위력…어민 너울성 파도 우려에 선박서 밤새 대기
상가 대부분 문 닫거나 늦게 영업 시작…"안전하게 지나가길"

10일 오전 제6호 태풍 '카눈'과 함께 폭우와 강풍이 몰아친 경남 통영시는 유령도시 같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평소 유동 인구가 많은 통영중앙시장 일대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10일 제6호 태풍 '카눈'과 함께 폭우와 강풍이 몰아친 경남 통영시 강구안 주변 시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꿀빵과 충무김밥 등 통영 대표 음식점 수십 곳이 몰린 강구안 일대 상가도 대체로 셔터가 내려진 상태였다.

문이 닫힌 다수 상가에는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한 모래주머니가 촘촘하게 쌓였다.

빗줄기는 오전 6시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져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따금 보이는 행인은 우산으로 온몸을 막으며 걸었다.

어민들은 우의를 입고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었다.

어선 150여척이 피항한 강구안에는 어민 수십명에 모여 태풍 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3.99t급 잠수기 선박에서 만난 한 선장은 "너울성 파도가 걱정돼 전날(9일) 오후 10시부터 배에서 잠도 못 자고 뜬눈으로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선 내부에 들어온 빗방울을 수건으로 닦던 다른 어민도 같은 이유로 전날 오후부터 배에서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있던 어민은 항과 선박을 연결하는 밧줄을 수시로 묶거나, 배에 들어온 물을 닦으며 비상대기했다.

동이 튼 시간에도 강구안 등 관광지는 나들이객이 없어 한산했다.

대신 물보라를 일으키며 저속으로 지나가는 차량과 현장 상황을 중계하는 언론사 취재진만 목격됐다.

중앙시장 등 일대 상가는 10곳 중 1∼2곳 정도만 겨우 문을 열거나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게 조명이 켜지지 않아 시장 내부는 동굴처럼 어두웠다.

50년 넘게 전어 등을 판매하고 있다는 한 상인(73)은 "태풍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비가 그칠 것 같아 장사를 준비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주변 상가는 언제 문을 여느냐고 묻자 "태풍 때문에 아마도 오전에는 장사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영 매물도에는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34.2m(오전 6시 9분 기준) 등 강한 바람이 불어 태풍의 위력을 실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