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한반도에 상륙해 거센 비바람을 쏟으며 경남지역을 할퀴고 가면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맨홀 뚜껑이 솟구쳐 올라 시내버스 바닥을 뚫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5분쯤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한 아파트 주변을 운행하다가 정차해 있던 101번 시내버스 밑바닥으로 맨홀 뚜껑이 뚫고 올라왔다.
시내버스에는 운전기사와 승객이 타고 있었지만, 맨홀 뚜껑이 차체 중앙 부분을 뚫으면서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해당 시내버스는 곧바로 운행을 중단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맨홀 뚜껑이 많은 비로 압력을 견디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전 7시10분쯤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주변을 달리던 301번 시내버스 타이어가 맨홀 뚜껑에 터지기도 했다.
소방대원의 신속한 판단으로 극단적 선택 기도자가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0시7분쯤 경남도119종합상황실에 신고 전화가 접수됐는데, 10여초간 탁한 기침 소리만 내다가 통화가 끊겼다.
이 신고 전화를 받은 119상황요원은 전화 걸기로 계속 신고자의 위치를 추적한 끝에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17분만에 문이 잠긴 차량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신고자를 발견했다.
소방대원들은 차량의 창문을 부수고 신고자를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신고자는 구조 당시에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순찰 중이던 경찰관 2명이 급류에 휩쓸린 60대 여성을 100여m를 같이 떠내려가면서 구조한 사례도 있다.
이날 오전 9시3분쯤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대암고 삼거리에서 60대 여성이 폭우로 무릎 높이 급류가 흐르던 횡단보도를 건너다 중심을 잃고 넘어져 물에 휩쓸렸다.
마침 인근에서 침수대비 근무 중이던 경남경찰청 2기동대 소속 박준희 경위(34)와 홍준성 경장(31)이 급류에 떠내려가는 A씨를 발견하고 구조하러 갔지만, 빠른 유속에 A씨와 함께 떠내려갔다.
이들 경찰관은 100여m를 떠내려가다가 물살이 약해진 곳에서 멈춰선 뒤 A씨를 구조하고 119에 신고했다.
구조 과정에서 박 경위가 손 부위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홍 경장은 “경찰관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오전 8시3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 인근에서 70대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돼 30여분만에 소방당국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됐다.
이날 오전 9시33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국도 5호선 쌀재터널 내서읍 방향 3㎞ 지점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양방향 차량 통행을 금지하는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이 사고로 토사가 도로에 쏟아져 왕복 4차로가 통제됐다.
또 이번 태풍으로 거제시 1371가구, 김해시 158가구, 양산시 24가구, 하동군 1473가구에 정전이 잇따라 발생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 복구 중이다.
오후 1시 기준 경남도에 총 318건의 안전조치가 접수됐지만 대부분 도로 장애와 배수 지원이었으며 다행히 별다른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