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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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잼버리”…충북 곳곳서 ‘유쾌한 잔치’ 힘 모았다

한마음으로 스카우트 대원들 맞아

준비 부족 등의 이유로 위기를 맞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충북 곳곳에서 힘을 모아 또 다른 잼버리로 승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충북 단양군은 구인사에 머무는 일본 스카우트 대원의 여권을 찾아줬다고 11일 밝혔다.

10일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 머무는 일본 스카우트 대원의 여권을 충남 당진시까지 찾아가 회수해 전달했다. 단양군 제공

◆스카우트 대원 분실 여권 찾으려 공무원 급파

 

일본 스카우트 대원 미야자와 타츠키군(15)은 새만금에서 단양으로 숙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여권을 분실해 어찌할 바를 몰랐다.

 

타츠키군은 “여권을 잃어버렸는데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모르겠다”며 단양군청에 도움이 청했다.

 

지난 9일 사연을 들은 군 관계자는 수소문 끝에 분실한 여권 소재 파악에 나서 타츠키군의 여권이 충남 당진시에 있음을 확인했다.

 

다음날 군은 공무원을 당진으로 파견해 여권을 회수하고 타츠키군에게 전달했다.

 

여권을 받은 타츠키군은 “일정대로 K팝 공연을 보고 일본으로 귀국할 수 있게 됐다”며 군에 고마움을 전했다.

 

◆대원 잃어버린 현금 50만원 경찰이 찾아줘

 

지난 9일 오후 4시 40분쯤 구인사 홍보관에서 50만원을 분실한 일본 대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경찰이 나섰다.

 

경찰은 주변 협조를 얻어 CC(폐쇄회로)TV 등을 살펴 돈의 행방을 찾아 30여분 뒤 홍보관 2층에서 현금을 발견하고 되찾아줬다.

 

단양지역 봉사단체도 팔을 걷었다.

 

단양여성단체협의회와 가곡 적십자, 고운골봉사단, 대강면 햇빛봉사단 등 30여명은 김문근 단양군수와 함께 구인사를 찾아 대원들에게 지원물품을 나눠주고 급식 봉사도 했다.

지난 10일 제6호 태풍 '카눈'으로 청주대 석우문화체육관에서 체육 행사를 하기 위해 모인 스카우트 대원들. 청주대 제공

◆청주대 "우리 기숙사 쓰세요"

 

충북 청주시의 한 교회에서 머물던 스카우트 대원 400여명이 청주대학교 기숙사로 이동하기도 했다.

 

지난 8일 한국 대원 235명이 이동했고 9일엔 나머지 대원들이 입소했다.

 

대원들의 숙소 밀집도가 높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김윤배 청주대 총장이 기숙사를 대원들의 숙소로 사용토록 먼저 제안해 이동이 이뤄졌다.

 

청주대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K-컬처 등 잼버리 정신인 우정과 교류를 위한 다양한 행사도 마련했다.

 

여기에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잼버리 K팝 콘서트를 마친 후 일본 잼버리 대원 수백 명을 추가로 수용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세계 150여개 나라 스카우트 대원이 한국에 대해 더 좋은 이미지를 갖고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칠레 스카우트 대원들이 극동대학교 항공캠프에 참여했다. 음성군 제공

◆기업체∙지차체 등 힘 보태

 

청주 오송산업단지에 있는 화장품 기업들은 마스크팩과 썬스틱, 소독겔 등을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지원했다.

 

제천서울병원 의료봉사단은 구인사에서 일본 스카우트 대원들의 주치의를 자처했다.

 

의사 1명과 간호사 5명, 약사 1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9일과 10일 이틀간 피부질환과 독감, 코로나 19 환자 등의 진료를 했다.

 

충주시에서 펼쳐진 ‘중앙탑공원 입고놀자’ 행사에선 한복 체험으로 인기를 끌었다.

 

극동대학교는 항공캠프를 열어 칠레 스카우트 대원들이 비행기 작동법과 실제 이·착륙, 항공기 정비, 항공기 엔진실·여객기 기내 구조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보이스카우트 세계 야영대회인 잼버리는 4년 주기로 열리는 국제대회다.

 

민족과 문화,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국제 이해와 우애를 다진다.

 

어원엔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뜻이 담겼다.

 

1920년 1회 대회에서 잼버리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강원 고성에 이어 올해 새만금에서 열렸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