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에서 실종됐던 초등학생을 데리고있다가 기소된 5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11일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실종아동법 위반, 감금 등 10여개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에 각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내렸다.
앞서 A씨는 지난 2월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B(11)양에게 접근한 뒤 자신이 홀로 거주하는 충북 충주시 소태면 한 창고 건물에서 B양을 닷새간 데리고 있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알고보니 그는 지난해에도 11월 초 횡성에 사는 다른 중학생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접근해 거주지로 유인하는 등 범행으로 수사를 받던 중 재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에는 경기도 시흥에 거주하는 중학생도 꾀어 유인했으며, 올해 1월과 2월 경기 양주와 수원에 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시도했다.
조사 결과 A씨는 피해 아동들과 채팅앱을 활용해 친밀감을 형성한 뒤 가출을 권유했다.
그는 피해 아동에게 휴대전화 유심칩(가입자 정보가 담긴 칩)을 제거하도록 하고, 입던 옷을 갈아입고 이동하게 하거나 폐쇄회로(CC)TV에 찍히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의 방식으로 주거지까지 유인했다.
A씨는 공판 내내 “피해자를 감금하려는 고의성까지는 없었다”며 감금 행위 등 일부 공소사실을 부인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동들이 자신의 주거지에서 스스로 나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범행을 합리화했다”며 “이 같은 태도로 비춰볼 때 진지하게 범행을 반성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 경위, 수법 등 정황을 살펴볼 때 죄질, 범정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아동·청소년 대상 범행으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점을 비춰볼 때 개전의 정이 매우 미약하다”고 판시했다.
개전의 정이란 피고인이나 수형자가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가짐을 이르는 말이다. 형의 선고에서의 양형 등에서 법관이 판단을 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요건 가운데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