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 덕곡면 한 목장에서 키우던 암사자(사진)가 우리에서 탈출해 사살됐다. 14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4분 목장 관리인이 “암사자가 우리에서 탈출해 산으로 도주했다”고 최초 신고했다. 군은 오전 7시46분 ‘암사자가 탈출했다’는 재난안전문자를 보내 주민을 대피시켰다.
탈출한 암사자는 1시간10분 만인 오전 8시34분 우리에서 20∼30m 떨어진 수풀에서 발견됐다. 엽사들이 암사자를 사살하며 상황은 종료됐다. 폐사체는 고령군 환경과로 인계됐다.
암사자의 이름은 ‘사순이’로 20년가량 산 것으로 알려졌다. 제대로 잠기지 않은 문을 통해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환경청에 따르면 암사자는 2008년 경북 봉화군에서 고령군으로 옮겨졌다. 당시 원소유주가 대구환경청에 양도 신청을 했다. 이후 암사자는 주인이 최소 3번 바뀌었다. 태어난 시기와 수입 경로 등 2008년 이전 기록은 오리무중이다.
목장주는 “환경청에 사자 처리를 요청하며 동물원에 기부나 대여하길 요청했으나 맹수 특성상 서열 다툼이 나면 동물원의 다른 사자가 죽는 등 우려로 다들 거부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암사자를 생포가 아닌 사살해 아쉬움이 따른다는 의견도 있다.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는 “암사자가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는 말이 없었던 걸로 봐서는 마취 시도를 먼저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말했다.
고령군 관계자는 “아무리 온순해도 사자는 맹수”라면서 “인근에 캠핑장과 민가가 있어 마취가 잘못되면 사자가 오히려 더 난폭해질 수 있어 사살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