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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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로 성북구청장 “청년 정책 확대해 명품 도시로” [2023 서울 구청장에게 묻다]

관내 대학 8곳 밀집… 인구 30% 청년
벤처센터·캠퍼스타운 조성 등 속도

“장위 재개발 사랑제일교회 배제 아쉬워
정부·市 대안 마련해야 되풀이 안 해”

“사랑제일교회 문제는 대한민국 주거 정비사업의 안 좋은 선례로 남게 됐습니다. 정부와 서울시가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지난 3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장위뉴타운 재개발 구역에서 사랑제일교회가 배제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지난 3일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정책 확대, 지속적인 도시개발 사업으로 성북구를 서울 대표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성북구 제공

장위뉴타운은 성북구 장위동 일대 186만7000㎡에 2만4000여 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35개 뉴타운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미래 성북구 발전의 핵심지로 꼽힌다. 현재 완공된 구역도 있으나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며 구역 절반가량이 해제돼 ‘반쪽짜리 뉴타운’이란 오명을 얻기도 했다. 특히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10구역의 재개발 지연이 심각했다. 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해 3심까지 모두 승소하면서 대법원으로부터 강제 철거를 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받았지만, 교회 신도들의 저항에 가로막혀 끝내 실패했다. 조합은 결국 최근 사랑제일교회를 제외하고 재개발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의 재산상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에 우선 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조합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최대한 빨리 사업이 진행되도록 모든 권한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아내고도 강제집행을 하지 못했는데, 기초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한계가 있다”며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부와 서울시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내 주요 재개발 지역인 신월곡제1구역 정비사업도 속도가 나고 있다. 조합원 간 갈등 등으로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했지만, 이 구청장 취임 이후 탄력을 받아 지난해 12월1일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됐다. 서울의 대표 성매매 업소 밀집지 ‘미아리 텍사스촌’이 성북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탈바꿈한다.

이 구청장은 “내달부터 이주가 시작되며 내년엔 집창촌 철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원활하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성북구는 관내 대학이 8곳이나 모여 있고 인구의 30%가 청년이다. 이에 맞춰 벤처창업지원센터 등 공간 지원, 각 대학교의 특성을 살려 지역 상생을 도모하는 캠퍼스타운 조성사업 등 다양한 청년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성북구는 여기에 최근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동참하며 ‘청년도시’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이 구청장은 “각 대학 현장을 직접 방문해보니 청년들의 반응이 매우 좋더라”며 “앞으로도 미래의 주역인 청년의 건강한 하루를 보장하고 청년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 앞에는 ‘현장 구청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는 민선 7기 취임 후부터 현장에서 주민을 직접 만나는 ‘현장구청장실’을 운영하고 있다. ‘삶의 현장에 주민이 있고, 주민이 있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그의 구청 철학이 담긴 사업이다. 지난 5월 개관해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오동숲속도서관’도 현장구청장실의 산물이다. 이 구청장은 “현장구청장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민생 현장을 살피고 고민하겠다”고 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