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과 윤리성이 요구되는 변호사는 상법상 ‘상인’으로 볼 수 없으며, 변호사법에 따라 설립된 법무법인 역시 마찬가지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가 B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추심금 소송 상고심에서 지연 이율을 상법상 법정이율인 ‘연6%’ 대신 민법상 법정이율인 ‘연 5%’로 설정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A씨는 자신이 판결금 채권을 갖고 있는 한 변호사가 소속된 B법무법인을 상대로 2019년 추심금 소송을 냈다. 법원의 채권 압류·추심 명령에 따라 해당 변호사가 법무법인으로부터 받는 급여 중 절반가량을 자신에게 지급하라는 취지였다.
1심 법원은 B법무법인이 약 1억6000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법원은 B법무법인이 A씨에게 지급할 지연손해금을 계산하면서 상법 54조에 따른 법정이율인 연 6%를 적용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변호사가 소속 법무법인에 대해 갖는 급여채권은 상행위로 발생하는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지연손해금의 법정이율을 민법 규정에 따라 5%로 변경했다.
대법원은 “변호사는 상법상 당연상인으로 볼 수 없고 변호사의 영리추구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며 직무에 관해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는 여러 규정 등을 볼 때 볼 때 변호사는 상법 5조1항이 정하는 의제상인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는 법무법인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법은 변호사법에 정한 것 외에는 상법 중 합명회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을 뿐 법무법인을 상법상 회사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며 “원심은 지연손해금의 법정이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대법원은 의사와 세무사 역시 직업적 특성에 따라 상법상 ‘상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