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주식인 쌀은 단순히 밥을 짓는 재료라는 옛 인식에서 벗어나 주류와 과자, 조미식품 등 다양한 식품을 대표하는 주재료로서 그 활용처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건강에 대한 관심과 K-콘텐츠 열풍이 맞물리면서 가공식품용 쌀 소비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최근 발간한 ‘RICE UP LIFE UP’ 매거진에 따르면 식료품 및 음료 제조업 등 제품 원료로 쌀을 소비한 양은 56만 9,647톤으로 전년 대비 4만 2,936톤 증가(8.2%)했다. 또 10.1%의 수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역대 최고 수출액을 달성하고 있다. 8월 18일 쌀의 날을 맞아 쌀의 풍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막걸리부터 이색 샘플링 키트까지 유통업계의 다양한 ‘米(쌀 미)식 제품’이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다.
쌀로 만든 대표적인 술을 생각하면 쌀 본연의 맛에서 배어 나오는 풍미가 일품인 막걸리가 떠오른다. 우리나라 막걸리의 대표 제품은 단연 서울장수의 ‘장수 생막걸리’이다. 장수 생막걸리는 막걸리 어원인 지금 ‘막’ 거른 신선한 술의 맛을 소비자들에게 전하고자 제조일로부터 10일만을 판매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장수 생막걸리는 살아있는 효모균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생막걸리만의 장점을 살리며, 자연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천연탄산으로 청량함을 자랑한다. 또 14일간의 기간 동안 4번 담금을 통하여 쌀에서 배어나오는 기분 좋은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장수 생막걸리에 담긴 ‘보울라디’ 효모는 한국식품연구원의 46종 전통누룩 복원 과정에서 발견된 효모균으로 국산쌀 장수 생막걸리(750ml) 한 병에 최소 750억마리 이상의 효모가 들어가 있다. 보울라디는 장 내 염증 개선 및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 효과가 있는 효모균이다.
세계적으로 글루텐프리 시장이 성장하는 점에 주목해 쌀을 주재료로 하는 식품 브랜드를 출시한 기업도 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최근 쌀 간식 통합브랜드 ‘The쌀로’를 론칭했다. The쌀로는 최근 브랜드 첫 시작을 알리는 ‘The쌀로 바삭한 핫칠리맛’ 쌀과자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쌀과자 특유의 바삭한 식감을 끌어올리며 씹는 소리까지 경쾌한 과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핫칠리맛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매콤한 맛과 각종 요리에서 입맛을 돋워 주는 재료인 토마토 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먹을수록 끌리는 매력이 있는 스낵이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대기업 최초로 한국 글루텐프리 인증(KGFC)를 획득해 눈길을 끈다. 롯데웰푸드 The쌀로 브랜드는 스낵을 시작으로 다른 범주로 더욱 확장해 나가며 헬스&웰니스를 제공한다는 비전에 맞춰 글루텐프리 트렌드를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특산물을 활용한 로컬 메뉴들로 농산물 판로를 확대하면서 상생을 도모한 제품들도 인기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국내 대표 쌀 생산지인 이천 쌀로 만든 수제맥주 ‘임금님표 이천 쌀 맥주’를 선보였다. 일반적인 맥주는 보리를 싹 틔운 맥아를 이용하는데 이 제품은 맥아 비중은 줄이고 쌀을 더해 프리미엄 쌀맥주를 구현했다. 임금님표 이천 쌀 맥주는 쌉싸름한 첫맛과 깔끔한 끝 맛을 지난 골든에일로 무르익은 쌀에서 느낄 수 있는 은근한 단맛과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특징이다. 또한, 발아되지 않은 곡물의 전분을 점성화 시키기 위해 끓이거나 높은 온도로 처리하는 ‘디콕션’ 공정을 거쳐 맛이 더욱 풍부하며, 액화효소에 정제효소를 추가해 쌀의 전분 분해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번 맥주는 세븐일레븐,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이천시 3사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여러가지 쌀의 맛을 느껴볼 수 있는 이색적인 샘플러도 눈에 띈다. 새벽 배송 온라인몰 킴스오아시스가 쌀 취향 찾기 샘플러 ‘픽미(Pick米) 백미 탐구 생활’을 출시했다. 이번 제품은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쌀 소비 양상도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재편되고 있으나 다양한 종류의 쌀을 맛볼 수 있는 상품은 적고 가격도 높아 기획됐다. 픽미 백미 탐구 생활은 소비자들이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프리미엄 쌀 4종과 이랜드킴스클럽이 자체 개발한 가성비 쌀 1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비자들은 자체 개발한 ‘이로운 쌀’을 포함해 누룽지 향이 나는 경기도 화성시 대표쌀 ‘수향미’, 희고 동그란 쌀알에 윤기가 흐르는 ‘백진주’, 고소한 향이 십리까지 퍼진다는 ‘십리향’, 쌀알이 투명하고 윤기가 흐르는 ‘고시히카리’까지 총 5종류의 쌀을 각 300g씩 맛볼 수 있다.
국내산 쌀가루로 디저트를 만들어 ‘K-간식’을 재해석한 제품도 있다. 풀무원식품은 국내산 쌀로 만들어 맛과 식감을 살린 ‘순쌀도나스’ 2종(군고구마, 흑임자)을 출시했다. 신제품 ‘순쌀도나스’는 쌀가루 반죽을 여러 번 치대어 쫀득한 식감을 냈다. 여기에 할매니얼 트렌드에 맞춰 각각 군고구마, 흑임자 필링으로 도나스 속을 채웠다. 부드러운 크림치즈 필링에 ‘순쌀도나스 군고구마’는 달콤한 고구마를, ‘순쌀도나스 흑임자’는 고소한 흑임자를 더했다. 취식 방법에도 차별화를 두어 편의성을 높였다. 에어프라이어에 조리하면 ‘겉바속쫀(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한 식감을 느낄 수 있고, 실온에서 30분간 해동하면 쫄깃하고 시원한 디저트로 즐길 수 있다. 이번 신제품은 트렌디함에 건강까지 고려한 제품으로 풀무원은 냉동 간식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수출을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