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낙원’으로 불리던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최근 발생한 산불로 여의도의 5배에 달하는 면적이 불에 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114명으로 확인됐고 1000명 이상이 여전히 실종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하와이 최대 일간지 호놀룰루 스타 어드버타이저에 따르면 마우이 소방국은 최근 마우이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3451에이커가 소실됐다고 전했다.
최근 일주일간 마우이에는 미국 현대사에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라하이나 산불 외에도 몇 건의 화재가 더 발생했다. 이중 라하이나에서 2168에이커가 불에 타 피해 면적이 가장 넓었고, 올린다에서는 1081에이커가 피해를 입었다. 쿨라에서는 202에이커가 불 탔다. 풀레후, 키헤이 등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지만 번지지 않았다.
라하이나, 올린다, 쿨라 화재로 소실된 면적만 따져도 3145에이커다. 이는 13.965702㎢로 환산할 수 있으며 여의도 면적(2.9㎢)의 4.8배에 달한다.
산불은 아직도 완전히 진화되지 않았다. 19일 오전 현재 기준 라하이나는 90%, 올린다는 85%, 쿨라는 86% 진화됐으며 소방당국이 남은 불씨를 찾아 정리 중이다.
마우이 경찰국은 라하이나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이날까지 114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공식적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6명에 불과하다. 많은 시신이 불에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마가 덮친 지역의 78%가 수색 완료된 가운데 1000명 이상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연방재난관리청은 350명의 수색 구조팀과 등 1000명 이상의 요원과 탐지견 470마리를 하와이에 파견해 실종자 수색을 지속하고 있다.
산불 발생 당일 대피 경보를 제때 울리지 않은 마우이 재난 당국에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18일 마우이 비상관리국(EMA) 수장인 허먼 안다야가 사직했다. 마우이 시장은 즉각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앞서 16일 안다야는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예기치 않은 혼란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하와이 일대 경보 사이렌은 쓰나비 대비용으로 구축돼 사람들이 (쓰나미로 착각해) 산 쪽으로 피신할 것을 두려워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다야의 발언은 논란을 더 키웠다. 해당 사이렌은 쓰나미 뿐만 아니라 화재 시에도 사용된다고 마우이 재난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었던 것이다.
앵거스 맥켈비 하와이주 상원의원은 “이것은 쓰나미 사이렌이 아니라 재난 사이렌”이라며 “사람들이 그렇게 멍청해서 사이렌 발령이 화재 때문이라는 것을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화재 원인에 대해 초기 가뭄에 의한 자연발화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후 전력망 결함에 따른 인재라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처음 화재 신고 내용은 “송전선 아래에서 불꽃이 튀고 곧 불이 났다”는 것이었다. CNN 방송은 한 센서 네트워크 회사의 분석을 인용해 화재 발생 직전 전력망에 결함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와이 주민들은 하와이 최대 전력 공급사인 하와이안 일렉트릭을 장비 유지 및 관리 부실로 고소한 상황이다. 그러나 전력사는 아직 어떠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포브스는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이번 화재의 원인에 대해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