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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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염수 방류 임박했나… 기시다 귀국 다음날 후쿠시마 시찰

방류설비 처음으로 직접 살펴봐
22일 각료회의서 막바지 조율
요미우리 “8월 중 방류안 유력”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친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개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 현지서 방류 결정이 임박했음을 공지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귀국 바로 다음날인 20일 후쿠시마 원전을 찾아 방류 설비 등을 직접 점검했다. 현지 언론은 일본 정부가 22일 각료 회의에서 방류를 최종 조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9일 귀국한 기시다 총리는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을 찾아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비롯한 방류 설비를 시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가 20일 오염수 해양방류를 앞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시찰하고 있다. 후쿠시마=교도연합뉴스

기시다 총리가 오염수 방류 설비를 살펴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NHK방송이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원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류 개시 시점과 관련해 “안전성 확보와 소문(풍평) 대책의 대응 상황을 정부 전체가 확인해 판단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를 말하는 것은 삼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취재진에게 방류 개시 시점을 “정부로서 판단해야 할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이날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의 뒤 기자단 질문을 받고 “폐로(원자로 폐쇄)를 착실히 추진하고 후쿠시마 부흥을 진행해 가려면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이처럼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방문 계획도 이때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21일에는 도쿄 총리 관저에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의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과 면담하는 일정도 조율 중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어민들의 마음을 달래고 방류 계획의 안전성과 풍평 피해 대책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사카모토 회장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가 부를 주변국 수입금지 조치 등 어민 피해를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이다. 또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어민 단체에 오염수는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처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전달한 바 있어 이들의 양해가 없이 방류할 경우 약속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방류 계획이 국제적인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가 나온 뒤 어민들의 이해를 구하고자 집중적인 설득 작업을 벌여왔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AP연합뉴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한 각료 회의를 22일 열기로 방침을 굳혔다며 8월 하순부터 9월 전반 사이로 검토돼 온 방류 시기에 대한 막바지 협의를 할 것이라고 한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달 중 방류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산케이신문도 “정부는 후쿠시마현 어민들이 저인망 어업이 시작되는 9월 이후 방류에 반대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달 중에 방류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의 뒤 3국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IAEA의 점검 결과를 신뢰하고 있다”고 발언한 대목을 집중 부각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문제가 의제에 오르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한국에서는 처리수(오염수의 일본식 표현) 방류에 대한 반대 여론이 강하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배려한다는 측면에서 윤 대통령과 개별 회담 중에 처리수를 화제로 올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