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장난감 총으로 종업원을 위협하고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외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이 외국인은 휴대전화 번역기를 사용해 이런 강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특수강도 혐의로 우루과이 국적 30대 남성을 검거해 조사 중이다.
이 남성은 전날 오후 7시쯤 익산시 남중동 한 편의점에서 장난감 총기로 직원을 위협해 현금 50여만원을 빼앗아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외국인이 총을 들고 위협했다”는 직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달아나고 없자 출동 최고 단계인 ‘코드 제로’를 발령해 편의점 인근 예상 도주로 등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이에 이 남성은 도주한 지 3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10시쯤 인근 중앙동의 한 은행 건물 앞길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당시 그는 범행에 사용한 장난감 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이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확인한 결과 건장한 체격의 피의자는 긴팔 점퍼 차림으로 편의점에 들어선 뒤 음료수를 골라 계산대에 올려놓은 뒤 손에 든 휴대전화를 들이밀었다. 휴대전화 번역기에서는 “총을 갖고 있다. 돈을 내놓으라"는 한국어가 나왔고 남성은 점퍼를 열어 품안에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이에 놀란 점원은 금전출납기에 들어있는 지폐를 꺼내 건넸다. 현금 뭉치를 받아든 이 남성은 남은 돈을 더 달라는 듯한 손짓을 하더니 동전만 남을 것으로 확인하고 다급히 밖으로 도망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특공대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추적에 나서 그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그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권총과 소총 각 1정씩 모두 2정이며, 모두 장난감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피해 금액, 추가 범행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