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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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전사자 모친 “광주 정율성 공원 사업, 보훈가족에 피눈물”

광주시에 항의

한국계 중국인 정율성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광주시가 조성 중인 이른바 ‘정율성 역사공원’ 때문이다.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인물이다. 6·25전쟁 당시 북괴를 도와 국군 그리고 미군 등 유엔군과 싸운 중공군의 일원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했다.

 

김오복씨는 23일 공원 조성 철회를 요구하며 광주시에 항의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 전사한 서정우 하사의 모친인 김씨는 광주 한 고교에서 40년 가까이 교사로 일하고 올해 2월 정년퇴임했다. 그는 강기정 광주시장한테 보낸 카톡 메시지에서 “호국 유공자는 무관심하면서 북한·중국 공산 세력을 도운 인물을 기념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보훈 가족에게 피눈물 나게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정율성은 1948년 김일성한테 상장을 받았고, 2009년에는 중국 정부가 선정한 ‘신(新)중국 창건 영웅 100인’에 포함됐다.

23일 광주 남구 정율성 거리 전시관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항일단체 조선의열단 출신으로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해 중국 3대 음악가로 꼽힌다. 최근 광주시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을 추진하면서 찬반 논란이 거세다. 광주=뉴시스

김씨는 “(정율성이)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중국공산당에 가입하고, 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하고, 6·25전쟁 위문단을 조직해 중공군을 위로하고, 중국으로 귀화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 수백만 명이 희생되고 국토가 폐허가 된 전쟁을 부추긴 사람, 김일성에게 상장까지 받은 그런 사람을 위해 기념공원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강 시장은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라 중단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달라”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정율성은 공산군 응원대장이었던 사람”이라며 “자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을 국민 세금으로 기념하려 하는 광주시의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