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가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지역 발전의 발목을 잡은 규제는 풀고 대규모 부지를 발굴해 기업들이 몰려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의정부시 민선 8기 시정 슬로건은 ‘내 삶을 바꾸는 도시, 의정부’다. 시는 시민의 삶이 변화되려면 일자리 창출과 기업 유치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동근 시장은 취임 직후 기업유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조직개편을 단행, 시에 처음으로 기업유치팀을 신설하는 등 ‘기업도시 의정부’로의 도약 의지를 강조했다.
올해 시 승격 60주년을 맞아 의정부시는 일자리가 풍부하고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서 전기를 맞고 있다.
◆기업도시 위한 규제개선·가용부지 발굴
의정부시는 기업유치팀 신설을 비롯해 전문가와 관련 부서 공무원으로 구성된 ‘기업유치 워킹그룹’을 통해 의정부의 현황을 분석하고 기업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가용부지 확보는 물론, 원활한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의정부는 편리한 교통과 인재 발굴에 유리한 서울 최접경지라는 지리적 이점, 경기북부 행정의 중심지라는 사회적 이점 등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과밀억제권역, 개발제한구역법, 군사시설보호법 등의 다중 규제로 지역경제 발전에 발목을 잡혀왔다.
시는 이 같은 중첩규제 해소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과 손잡고 중앙부처에 건의하는 한편 법령 개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 시장은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 5월 시청을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에게 관련법 개정 및 규제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의정부는 면적 대비 약 70%가 개발제한구역으로, 기업 유치를 위한 가용부지 마련이 힘든 상황이라며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대한 조속한 검토와 관련 지침 개정을 요청했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상 반환공여구역 및 주변지역에 대한 공업지역 신규 지정 특례가 가능하도록 개정해 달라고 강력 건의했다.
◆미군 반환공여지, 잠재력 큰 개발용지로
의정부시는 미군 반환공여구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가용부지 및 다양한 개별 입지를 발굴하고, 각 부지별 중점 유치산업군을 설정해 기업 유치를 위한 기반을 마련 중이다.
캠프 카일은 인근 을지대학병원, 가톨릭대 성모병원과 연계한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관련 기업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토양 정화작업이 한창인 캠프 잭슨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첨단산업 및 자족시설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역시 관련 기업들에 부지를 제안하는 등 유치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과거 미2사단 사령부가 위치했던 캠프 레드클라우드(CRC)의 경우, 근·현대사적 가치를 토대로 ‘디자인 문화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한·미동맹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건축물 약 230개 동이 보존돼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한·미동맹의 유산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미래산업 핵심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의정부시는 최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CRC 통과도로를 민간에 개방했다. 시민들이 미군 부대 영내 전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도로 펜스를 투명 또는 개방형으로 설치하고, CRC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약 1㎞ 구간의 왕복 2차로 도로도 정비했다.
CRC 통과도로 개통은 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의 균형발전과 주민복리 증진을 위한 김 시장의 공약이다. 차량 진출입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교통난 해소는 물론 주변지역의 균형있는 발전과 주민복리 증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IT산업 클러스터·첨단 기업도시 도약
의정부시는 민선 8기 출범 직후부터 기업 유치 활동에 전념한 결과, 6개월 만에 첫 수확을 거뒀다. 종합자산 운용기업인 인마크자산운용과 ‘용현산업단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인마크자산운용은 호주에 본사를 둔 호주계 부동산 투자업체인 인마크글로벌(INMARK Global)이 설립한 법인이다. 인마크글로벌은 서울 하얏트호텔 인수, 시드니·마드리드·파리 업무시설 개발 등을 해온 글로벌 투자자산 분야의 유수 종합자산운용회사다. 자산은 3조2000억원 규모다.
의정부에 대한 인마크자산운용의 투자 규모는 약 3525억원으로, 협약에 따라 2026년까지 용현산업단지에 연면적 2만6498㎡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의정부시는 데이터센터를 발판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첨단 기업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데이터센터는 정보통신기술(ICT)산업 활성화를 위한 핵심 기반시설이다.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ICT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가 24시간 365일 운영된다.
최근 ICT의 발전으로 세계 데이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기업의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의정부시의 데이터센터 유치는 ICT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촉진할 뿐 아니라 지역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에 따른 건설·기계 자재 투입, 직간접 고용, 서비스업 생산 증가 등으로 생산유발효과 3663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274억원, 취업유발효과 1560여명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LH 지역본부도 의정부 이전
의정부시는 지난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북부지역본부 이전 및 상생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LH 경기북부지역본부 유치에 성공했다.
LH 지역본부는 신설 첫해인 올해 8조5000억원의 투자계획을 가진 매머드급 조직으로, 지역 내 대규모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 최대 1000명의 LH 직원이 상주하고 본부·사업단 직원과 내방객이 방문한다. 유관 기업들도 추가 입주한다.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상권 활성화 등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올해 5월 LH와 ‘임차사옥 입주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지역본부의 이전이 확정돼 매년 70억원 이상의 세입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LH 지역본부가 당초 계획대로 내년 2월까지 의정부로 이전하면, 당해 12월 말 결산 법인소득에 대해 다음 해 4월 법인지방소득세를 신고 납부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재산세 등을 포함한 지방세를 매년 70억원 이상 내게 된다. 법인지방소득세만 48억원 가까이 납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관내 2300여개 기업체가 납부한 150억원의 32%에 달하는 금액이다.
◆김동근 의정부시장 “기업 유치에 도시 미래 달려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최선”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로, 도시의 미래는 일자리에 달려 있습니다. 의정부시의 발전과 경제·일자리 분야의 성장을 위해 온 힘을 쏟겠습니다.”
김동근(사진) 경기도 의정부시장은 “기업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맞춤형 기업 유치 전략을 하나씩 수립해가는 중”이라며 “기업 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살기 좋은 도시의 초석이자 경제와 복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시 경제의 현주소에 대해 “의정부시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는 같은 경기북부인 포천, 파주에 비해서도 부족하다”며 “그간 기업 유치 없이 아파트만 지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도시로 도약해 양질의 일자리와 안정적 세수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며 “교통이 좋고 경기북부 행정중심 도시의 역할을 수행해 온 장점을 살리고, 미군 반환공여지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반드시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취임 1년도 안 된 시점에 데이터센터 유치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북부지역본부의 의정부 이전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그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시의 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공기업, 공공기관, 연구기관을 가리지 않고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김 시장은 “데이터센터와 LH 지역본부 유치를 계기로 지역 내 유일한 산업단지인 용현산업단지를 미래형 첨단산단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라며 “현재 용현산단은 데이터센터 유치로 투자기업들의 관심이 높고, 데이터센터 주요 고객인 정보통신 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과 인접해 관련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전력 기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매력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시는 용현산단이 입주업종의 고부가가치화가 이뤄지고 정보통신 지식기반산업 등 첨단산업 성장거점으로 도약하면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대거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시장은 “의정부시의 미래는 기업 유치에 달려 있다”며 “젊은 인재들이 모이고 첨단기업이 입지 공간을 조성할 수 있도록 계속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