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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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 교권 보호에 첫 투입…교사 3명 무더기 신고에 대응

道 교육청이 진위 파악…“문제 행위 없는 듯”
‘교권 보호 종합대책’ 이후 첫 법률 지원 나서
“학생 인권과 조화”…균형 요구하는 목소리도

포괄적인 교권 보호 대책을 내놓은 경기도교육청이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된 교사들에게 첫 법률 지원에 나섰다. 

 

23일 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초 관내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 학부모가 교사 3명을 경찰에 신고했다. 이 학부모는 학교폭력 의심 사안을 교사들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녀에게 학교폭력 행위를 재연시켰다며, 이는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 광교청사.

학교 측은 사안을 분석한 뒤 교사들이 한꺼번에 신고된 만큼 심각성을 고려해 도 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도 교육청 경찰 조사 직전 고문변호사를 학교에 파견해 교사들과 쟁점을 정리하도록 도왔다.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지난 18일 이 학교를 방문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경찰의 방문 조사에서 교사들은 학교폭력 행위를 재연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교사들의 말대로 문제가 될만한 행위는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고문변호사가 교사들과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고 전했다.

 

도 교육청의 이번 조치는 교권 보호 대책이 현장에서 본격 시행된 첫 사례라고 도 교육청은 밝혔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경찰이 정식으로 사건을 수사한 뒤에야 교사가 개인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다. 사안의 경중이나 사실관계를 떠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 “입건 전 조사(내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도 교육청은 교권 존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종합대책은 변호사 지원 등 법률 지원 강화를 비롯해 학부모 상담 및 민원 대응시스템 구축,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단계별 분리 교육, 저 경력 교사 지원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대책의 취지나 방향성에 동의하면서도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학생 인권과 교권 보호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