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 그런 사기적 이념에 우리가 굴복하거나 거기에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고 우리 한쪽의 날개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과 중국 공산당 군가를 작곡한 고 정율성 기념공원 건립을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것에 대한 비판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회 및 2기 출범식 모두발언에서 “새가 하늘을 날려면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다 필요하다고 빗대어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날아가는 방향이 같아야 오늘쪽 날개와 왼쪽 날개가 힘을 합쳐서 그 방향으로 날 수 있는 것이지, 오른쪽 날개는 앞으로 가려고 하고 왼쪽 날개는 뒤로 가려고 하면 그 새는 날 수 없고 떨어지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수는 제가 알기로 자신의 운명과 삶, 그리고 가족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고, 진보는 우리 사회 현실을 감안해 공동체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 모두 어느 쪽이든, 어떻게 조화를 하든 날아가는 방향이 일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더 자유롭고 풍요롭고 더 높은 문화와 문명 수준을 누리는 것, 모든 인류와 평화롭고 번영되는 그런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라며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 사기적 이념은 진보가 아니고 (국정운영의 한 축인) 한 쪽 날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는 6·25전쟁 때 국군과 맞서 싸운 북한과 중국 공산당의 군가를 여러 개 작곡한 정율성 기념공원을 광주광역시가 48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식이 반영돼 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설명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호국영령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그 적대세력에 일조한 사람의 공원을 조성해 ‘혁명열사’ 대우를 하려는 일부 진보 진영의 행보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런 세력과 타협, 협력할 수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야권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비판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공세용이라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거시경제 관련 민간 전문가들과 비공개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금융 상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최근 미국의 금리, 중국의 부동산 상황 등 글로벌 경제 여건과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간담회에는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과 줄리아나 리 도이치뱅크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 송승헌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 권영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본부장, 임지원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 5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