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23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성폭행 및 살인 혐의를 받는 최윤종(30)의 ‘머그 샷’을 공개한 건 2021년 ‘신변보호 여성 가족 보복 살해’ 사건 이석준(27) 이후 두 번째다.
#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아주 선거 결과에 개입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구치소에 자진출석해 ‘머그 샷’을 촬영했다. 전직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머그 샷을 촬영한 것은 처음이다.
이처럼 요즘 언론 보도에 ‘머그 샷(mug shot)’이란 말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국내에서 최근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해당 범죄자와 범죄 혐의자(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와중에 머그 샷 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런 기류와 별개로 머그 샷이란 용어를 낯설어하는 사람이 상당하다. 일상에서 많이 듣고 사용하는 ‘머그 컵’이나 ‘머그 잔’이란 말과 달리 머그 샷은 우리나라에 없는 제도라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영어사전에서 ‘mug’ 뜻을 찾아 보면 일반적으로 ‘손잡이가 있고 받침 접시가 안 딸린 원통 모양의 큰 잔(컵)’을 의미한다. ‘머그’ 자체에 ‘잔(컵)’이란 뜻이 포함된 셈이다. 은어로 ‘얼굴’을 뜻하기도 하고, 형용사로 쓰일 경우 ‘잘 속는’, ‘속이기 쉬운’을 의미하기도 한다. 은어로 쓰이는 의미에서 유래된 말임을 짐작할 수 있다.
‘나무위키’ 설명에 따르면, ‘mug shot(머그 샷)’은 체포된 범인을 촬영한 사진을 의미하는 은어로 정식 명칭은 ‘Police Photograph(경찰 사진)’이다. 컵의 일종인 머그라는 단어가 ‘얼굴’이라는 뜻의 속어로 쓰이게 된 것은 머그 잔에 얼굴 모양 부조를 장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머그 샷은 체포된 범죄(혐의)자의 이름과 수감 번호 등 필요한 개인 정보가 써있는 판을 든 정면 사진과 측면 사진 등으로 나누어서 찍는데, 배경에 키를 알 수 있게 눈금을 보여주기도 한다.
따라서 머그 샷은 우리말로 ‘범죄자나 피의자 (식별) 사진’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글문화연대에 따르면 2020년 ‘머그 샷’에 대한 국민 평균 이해도는 36%, 70세 이상은 12%에 그쳤다.
한편,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474명 중 95.5%가 “범죄자 동의와 상관없이 최근 사진을 공개해야 한다”고 답변하는 등 식별사진 촬영 및 공개에 대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