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인제군이 인근 군부대에 지역행사인 ‘마의태자 축제’ 협조요청을 하면서 일부 장병에게 ‘어우동’ 복장을 요구했다고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인제군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30일 인제군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군부대에 장병 50명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라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어우동과 하녀 등 여성 역할은 마을 주민이 맡기로 했었고, 장병들은 왕·문관·무사 등 역할에 40명이 배정돼 있었다. 강요한 것도 아니고 협의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움직이는 포토존의 경우 장병들에게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는 피에로 역할을 부여할 계획이 없었다. 왕이나 장군 의상을 두면 관광객들이 스스로 입고 사진을 찍는 구역으로 구상한 것”이라며 “이 역시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부대가 많은 인제군 특성상 지역행사에 장병들도 함께 참여했으면 하는 좋은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 오해로 얼룩져 안타깝다. 해당 군부대도 아쉬워하고 있다”며 “결국 장병 지원은 받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인제군 상남면의 유일한 축제인 마의태자 축제는 코로나19로 2019년 이후 열리지 못하다가 4년 만에 재개돼 오는 9월 2일 열릴 예정이다. 논란이 된 ‘마의태자 가두행렬’은 기존에는 없던 행사였으나 올해 처음 추진됐다.
행사 주최 측 관계자는 “지난 24일 인근 부대를 방문해 도움을 요청했고 당시 부대장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에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다. 이번 논란으로 행사 추진위원회도 곤란해졌지만 해당 부대장도 마음이 불편해 졌을 것”이라며 “장병들이 이렇게까지 기분 나쁘게 생각할 줄 몰랐다. 지역주민들로 행사를 꾸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9일 군 제보 채널인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자신을 인제군 군부대에서 복부 중인 육군 간부라고 소개한 A씨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인제군이 부대에 50명의 군 장병을 지원해달라고 하면서 장병들에게 어우동이나 상궁 옷을 입고 가두행렬에 서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포토존에서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는 피에로 역할도 요구받았다고 썼다.
A씨는 “안전관리나 교통 통제 등을 이해할 수 있지만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어우동, 하녀, 상궁 역할을 맡는 게 과연 국민의 신체와 재산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대민 지원인지 모르겠다. 사실상 피에로 역할”이라며 “알바를 고용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