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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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정용범 의장 “축산업계는 정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이 절실히 필요”

정용범 육우자조금 의장은 “기후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사료값 폭등, 에너지 가격 상승 등 그 어느 때보다 대내외 요인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축산업계를 살리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2021년 대비 축산물 생산비가 최대 21%까지 폭등했습니다. 힘들게 키워낸 육우를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버틸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용범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의장은 30일 인터뷰에서 “기후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사료값 폭등, 에너지 가격 상승 등 그 어느 때보다 대내외 요인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축산업계를 살리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육우를 비롯한 모든 축산물에서 생산비는 상승하는데 가격은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사료값을 비롯해 사육에 필요한 모든 제반사항의 가격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소비물가를 이유로 추석 이후 축산물 가격 하락을 언급하고 있다. 사육두수 과잉도 명분이 되고 있다. 

 

연말까지 무관세로 돼지고기 최대 4만 5천톤 수입하겠다는 계획도 발표되었다. 게다가 2026년이면 낙농관세가 철폐된다. 머지 않아 축산업계가 존폐위기에 직면할 거라는 의견들이 분분하게 나오고 있고 현실이 될 거라는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정 의장은 “축산업계에 산재해 있는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의, 자조금 등 단체들의 활동과 더불어 정부의 강력한 해결의지와 역할이 필요합니다. 해외의 경우 자국 축산업 보호에 집중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축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오래 전 제정된 축산법에 갇혀 뒷걸음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IT강국인건 전 세계가 아는 사실이지만 축산분야 디지털 전환은 미약합니다. 실제로 축산물 등급 판정은 축산물품질평가사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같은 환경, 같은 사료를 먹여 키운 육우의 가격은 판정소마다 다릅니다.”

 

인공지능으로 쇠고기 품질 판정 기술이 개발이 되었지만 현실 적용은 더디기만 하다. 한마디로 축산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등급판정이 여전히 체계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축산업에 필요한 ICT 융복합 지원사업, 조사료 생산기반확충사업 축산업 기반 유지에 필수사업들이 재원배분에서 밀리는 건 허다한 일이다.

 

정 의장은 “축산농가가 존폐 위기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축산업을 지킬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물가를 핑계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핑계로 축산농가들의 어려운 환경을 외면하고 압박한다면 축산을 포기하는 농가는 우후죽순 늘어날 것은 뻔한 일입니다. 컨트롤 타워로써 역할을, 축산 관련 단체는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해결방안에 제시하는 등 각자 역할에 해야하는데 현재 잘 이루어지지 않는 거 같아 아쉬울 뿐입니다.”고 말했다.

 

오랜기간 축산업 종사자로 지내 온 정용범 육우자조금 의장은 축산업이 겪고 있는 현실은 지금까지와 달리 쉽게 해결될 수 없을 거라 말한다. “이해관계자별로 해결책 모색이 아닌 하나로 모여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차수 선임기자 chas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