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돈 주고 버리던 코코넛이 ‘대세 음료’로…가격 40배 껑충

체리 제치고 ‘부의 상징’ 떠오른 두리안
고급 선물용 열대과일 인기…수입 급증

중국의 열대과일 열풍이 두리안에서 야자열매(코코넛)으로 확산됐다.

 

중국중앙TV(CCTV)는 올해 들어 야자과즙(코코넛 워터)이 여름철 음료로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가격도 급등했다고 31일 보도했다.

 

CCTV에 따르면 온라인 구매 플랫폼의 야자과즙 공동구매 주문이 작년보다 300% 이상 증가했고, 취급하는 온라인 판매점도 368% 늘었다.

 

중국 토종 커피 체인점 루이싱에서는 야자과즙을 이용한 음료가 가장 인기 있는 ‘대세 음료’로 자리 잡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요 증가에 따라 1t당 100위안(약 1만8000원)이던 야자과즙의 산지 가격이 4000위안(약 72만5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이난성 원창시의 야자과즙 생산업체 관계자는 “2020년부터 과육을 판매하기 위해 야자열매를 수입했는데 당시에는 과즙을 원하는 사람이 없어 돈을 주고 처분해야 했다”며 “최근 들어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t당 100위안이던 것이 지금은 4000위안까지 뛰었다”고 말했다.

 

장시성 신위시의 한 음료 회사는 하나뿐이던 야자과즙 생산라인을 올해 7개로 늘렸지만,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업체 대표 롼자오핑은 “야자과즙 생산량을 작년보다 600% 늘려 하루 100t 이상 생산하고 있다”며 “생산한 지 사흘이 지나면 재고가 모두 소진된다”고 말했다.

 

하이난성 하이커우 해관(세관)은 “올해 들어 7월까지 33만t의 야자열매가 수입돼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으며 수입이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은 원가 절감을 위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생산공장 설립에 나섰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두리안에 이어 야자가 열대과일의 대명사가 됐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중국에서 두리안이 귀한 손님을 접대하거나 선물용 열대과일로 떠오르며 ‘두리안 자유’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는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바로 지갑을 열 수 있는 재정 능력을 의미하는 말로, 한때 고급 과일의 대명사였던 체리를 제치고 두리안이 부를 과시하는 열대과일이 된 것이다.

 

작년 중국의 두리안 수입은 2017년보다 약 4배로 급증한 40억달러(약 5조1000억원) 규모였으며 올해 1분기 수입도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수입 두리안 가격은 1㎏당 50위안(약 9000원)으로, 일반 과일과 비교해 수 배가 비싸다.

 

올해 하이난에서 첫 수확에 성공한 중국산 두리안 가격은 1㎏에 120위안(약 2만2000원)으로, 수입산보다 배 이상 비싸게 팔린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