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의무가입 대상인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전세 보증보험 수준으로 강화된다. 내년 7월부터 등록하는 임대주택은 전셋값이 공시가격의 126% 이하일 때만 임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 임대 보증보험 개선을 위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1일부터 입법 예고한다고 31일 밝혔다.
개정안은 임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 기준을 현행 100%에서 90% 이하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는 집값이 5억원일 때 5억원에 전세를 줘도 임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4억5000만원 이하 전세만 보험 가입이 허용된다. 임대사업자가 임대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전세보증금의 최대 10%까지 과태료를 물 수 있다.
등록임대주택의 가격을 산정할 때는 현재 공시가격의 최대 190%까지 인정해주던 것을 140%까지로 낮췄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의 126%(공시가격 적용 비율 140%×전세가율 90%)를 넘는 전세는 보험 가입을 할 수 없다. 임대인들이 전셋값을 비정상적으로 올려 받아 무자본 갭투자에 활용하거나, 전세사기를 벌이는 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개정안은 주택가격 산정 우선순위의 기준도 명확히 정리했다. 감정평가 금액을 1순위로 적용하면 안 되고, KB·한국부동산원 시세와 공시가격을 우선 활용해 주택가격을 산정하도록 했다.
감정평가 방식은 공시가격, 실거래가가 없거나 시장 여건 변화로 적용이 곤란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감정평가사와 짜고 감정평가액을 부풀려 전세사기 등에 악용하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다. 신축 연립·다세대주택(빌라)은 감정평가액 중에서도 90%만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2년인 감정평가액 유효 기간도 1년으로 단축한다.
임대 보증보험 개정안은 내년 7월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임대사업자들이 전세보증금을 낮추기 위한 시간적, 경제적 준비 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존 등록 임대주택은 2026년 6월30일까지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임대사업자들은 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강화되면 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높은 빌라 등 비아파트의 보증가입이 더 어렵게 된다며 반발해왔다. 앞서 전세 보증보험 가입 기준 강화 조치 이후에도 전세가율이 높은 빌라의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당하는 일이 늘어났다. 주택 매매·전세시장에서 아파트를 선호하고 빌라를 기피하는 현상도 한층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