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안산도시개발 노사갈등 ‘첩첩산중’

관용차 유용 논란 이어 노조 감사
勞 “노조 탄압” vs 使 “자료 유출”
양측 고소·고발 난무… 시장 침묵
市 “감독권한 없어” 연관성 부인

경기 안산시가 출자기관 내부 분규와 시장이 구단주를 맡은 시민구단의 입단비리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31일 안산시와 시 출자기관인 ‘안산도시개발’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노조탄압을 이유로 18대 국회의원 출신인 이화수 대표이사를 경찰에 고소하고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사 측은 노조위원장을 자료 불법 유출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갈등을 키우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이 대표의 휴일 업무차량 이용이 발단이 됐다. 전날 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지난 5월 외부기관에 이 대표에 대한 민원이 접수돼 감사가 진행됐는데 (이 대표가) 노조위원장이 민원자료를 제공했다고 믿고 6월부터 노조에 대해 부당노동행위와 갑질 등 지속적 탄압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위원장과 노조 총무부장의 PC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노조위원장의 팔을 꺾는 등 폭행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측은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이라며 “업무용 차량을 (이용해) 휴일 직원들 애경사 때 부득이하게 기사를 대동해 갔는데, 노조 간부가 차량 운행기록 같은 회사자료를 몰래 노조위원장을 통해 제3자(전 시의원)에게 제공했다. 노조위원장과 노조 총무부장, 전 시의원 등 3명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반박했다.

안산도시개발은 안산·시흥·화성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회사다. 안산시(49.9%)와 ㈜삼천리(49.9%), 안산상공회의소(0.2%)가 지분을 갖는다.

대표이사 임명은 안산시장 추천에서 최근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으로 바뀌었다. 후보자를 주총에서 의결하는 식이다. 노조 관계자는 “관례상 시가 5명 임추위원의 과반인 3명을 임명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 회사 대표에는 선거 캠프 관계자나 시장의 측근, 같은 정당 소속의 정치인 등이 임명돼왔다.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인 이 대표도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안산 상록갑)을 지냈다. 특히 회사 대표에게 주어지는 연봉은 국내 관련 공기업이나 다른 지역 도시공사 대표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한때 시의회에서 논란을 불러왔다.

이 회사를 두고 시 관계자는 “시에는 감독권한이 없는 주식회사 형태의 별개 조직”이라며 이번 사태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안산도시개발주식회사 설립 및 운영 조례’에는 △시가 소유하는 주식에 대한 주주권은 시장이 행사(7조) △시장이 회사의 경영전반에 관해 평가(12조) △시장이 회사의 업무, 회계 및 재산에 관한 사항에 대해 검사와 지도, 보고 요구(13조) 등 시장의 권한들이 명시됐다. 대표가 시의회 행정감사에 출석 요구도 받는다.

시의회 의원들은 “안산도시개발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해왔다”며 지도·점검권을 갖는 이민근 안산시장에게 사태 해결을 촉구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전날 노조의 면담 요청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이 시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앞서 안산시는 K리그2 시민구단 그리너스FC의 전 대표와 구단 관계자 등이 선수 입단 과정에서 돈을 받은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으며 물의를 빚었다. 구단주인 이 시장은 지난 28일 성명서를 통해 “시민과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안산=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