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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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왜 가족이냐? 난 너와 결혼하는 거다”… 여친 말에 ‘파혼 고민’

다시 불붙은 ‘대리효도’ 논란

오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남성이 ‘문자 메시지’ 발송 문제로 예비신부와 크게 다투면서 ‘파혼’까지 고민 중이란 사연이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을 ‘예비신랑’이라고 소개한 A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어머니 생신에 문자 한 통 드리랬다가 대리 효도 소리 듣고 엄청나게 싸웠다. 내가 잘못한 거냐”라고 묻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 2월 상견례를 했고 오는 10월 예비신부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상견례 이후로 부모님을 뵙거나 연락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면서 “여자친구에게 이번 주 금요일이 어머니 생신이니 축하한다고 메시지 하나만 드리면 어떨까”라고 물었다고 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금요일에 찾아뵐 건데 뭐하러?”라고 되물으며 거절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미리 연락드리면 좋잖아. 가족 될 사이인데”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여자친구는 “가족? 어머니가 어떻게 내 가족이야. 나는 오빠랑 결혼하는 거다. 혼인신고하고 가족관계증명서 떼면 오빠만 나오지, 어머니는 안 나온다”라며 거부했다고 한다.

 

A씨는 “시어머니는 당연히 가족”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여자친구는 “(시어머니는) 그냥 오빠네 어머니일 뿐이다. 왜 대리 효도를 시키려고 그러는 거냐. 지금 나한테 연락하라는 강요가 대리 효도”라고 따져물었다.

 

A씨는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라면서 “진짜 진지하게 파혼을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대리 효도’란 아내가 남편을 대신해 시댁에 효도하기를 강요하거나, 남편이 아내를 대신해 처가에 효도하기를 강요하는 것을 말한다.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비에나래가 지난 1월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절 관습 중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하는 사항을 묻는 항목에서 여성 응답자(268명) 중 38.1%가 ‘대리 효도’를 꼽았다.

 

해당 사연에 일부 누리꾼들은 “문자 하나 보내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파혼까지 가느냐”, “예비신부의 말도 일리는 있지만 너무 나간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가족이 아니라는 건 좀…” 이라는 등 글쓴이를 옹호했다. 반면, “예비신부 말이 맞지. 시어머니 찾아뵙기로 했다며? 문자까지 강요하는 건 좀 아닌 듯”, “문자 보내는 게 어려워서겠느냐. 예비신랑의 마인드가 문제라는 거지” 등 여성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간다는 댓글도 많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