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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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격 한창인데… 우크라 국방장관 전격 경질 “새 접근법 필요”

우크라이나가 상실된 영토 회복을 위한 대반격에 한창인 가운데 국방부 장관이 전격 경질됐다.

 

3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국방장관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방부가 새로운 접근법과, 군대 및 사회 전체와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 브뤼셀=AP뉴시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렉시 레즈니코우 장관의 후임으로 야당 정치인인 루스템 우메로우 국유자산기금 대표를 지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국방 조직에 가장 큰 규모의 개편이 이뤄질 기반이 마련됐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중전차, 전투기 등 수십억달러 규모 서방 군사 원조를 이끌어내며 서방 당국자들과 긴밀한 연결고리를 형성해온 인물이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고질적인 부패 문제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올해 1월 식량을 부풀려진 가격에 구매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최근에는 전역의 신병 징집 책임자들이 불법 축재 등 혐의로 전원 해임됐다. 지난주 레즈니코우 장관이 기자들에게 “대통령과 함께 다른 직책을 모색 중”이라고 밝히면서 장관 교체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왔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이우=AP뉴시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취임 이후 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았고, 개전 후에는 유럽연합(EU) 가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으나 반부패·청렴 지수를 EU 요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크라이나 부패 순위는 180개국 중 122위에 그쳤다.

 

BBC방송은 “레즈니코우 장관이 개인적으로 부패 혐의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가 고위 당국자들과 좋은 관계를 쌓아온 영국에서 우크라이나 대사로 활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국방장관 경질은 우크라이나가 대반격 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나왔다. BBC는 “최전선에서 진전은 느리지만 우크라이나 고위 장성들은 자국군이 이날 남부 자포리자 지역 러시아 방어선의 핵심 전선을 돌파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