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與 “윤미향 직무남용” 윤리위 제소… 민단 “사퇴” 압박

의원 출장 형태 조총련 행사 참석
與 “尹, 北노동당 간부에 더 적합
민주, 동조 안 한다면 제명 협조를”
이광재 “무소속 의원 출장제 개선”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참석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최 간토대지진 학살 추모식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4일 윤 의원이 국회의원의 직무를 위반했다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은 윤 의원에 대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윤 의원의 행동이 현행법을 위반한 부적절한 행위라고 못박았다.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삼간 채 연일 침묵을 지키고 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지난 1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에 위치한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100주년 조선인희생자추모행사에 참석, 추모비에 헌화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윤미향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은 이날 윤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면서 민주당을 향해 ‘침묵은 암묵적 동의’라며 의원직 제명을 압박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징계안을 제출하며 “윤 의원의 조총련 행사 참석은 헌법 위반이자 국회법이 정한 의원으로서의 직무 위반”이라며 “윤리위가 조속히 윤 의원을 제명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윤 의원이 자신의 의원직 지위를 이용, 반국가단체가 진행한 행사에 참석한 것이 직무남용이라는 입장이다. 윤 의원은 출장에 앞서 국회 사무처에 출장 계획서를 제출했고, 국회 사무처는 외교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주일한국대사관은 협조 요청에 따라 윤 의원 입국 수속을 지원했고 숙소까지 차량을 제공했다. 전 대변인은 “국회의원 직위를 이용해 (사적 출장에) 차량 지원을 받고 입국 수속 절차 편의를 제공받은 건 국회의원의 직무남용이며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게 있으면 고발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김정은을 추종하는 집단 행사에 참석, 남조선 괴뢰도당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내뱉는 반국가단체에 동조한 윤 의원은 의원직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 자격도 없다”며 “조선노동당 간부에나 더 적합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민주당 소속이었고 지금도 민주당과 공생 관계인 윤 의원이 국민 혈세를 받으며 반국가단체에 동조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민주당은 말이 없다”며 “민주당이 반국가행태에 동조하는 게 아니라면 의원직 제명 등 조치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을 잃었다.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조총련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이자, 북한의 대리기관이면서 북한의 주일대표부 성격을 가졌다”며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조총련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조총련 행사에 참석함에도 사전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여부를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법 위반에 해당하고 통일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교류 원칙 체계를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절차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과 조명희 원내부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윤미향 무소속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출신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윤 의원 출장 계획서에 구체적인 행사 설명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국회 사무처가 사전에 윤 의원 출장지를 확인하고 외교부 협조를 구했어야 한다는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 질의에 “어디에 간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고 같은 시간대 (한일의원연맹 소속)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민주당 윤호중 의원도 다른 곳에서 연 100주년 행사에 참여한다고 출장계획서를 냈다”며 “보통 당 소속일 경우 당대표 허가를 받아 출장을 가는데 무소속이라 공백이 있었다. 대안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거리를 뒀다. 권칠승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 제소와 관련 “논의된 바 없다”고 답했다.

민단은 이날 여건이 중앙본부 단장 명의로 낸 담화문에서 조총련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용인하고 그 정책에 맹종하고 있다”고 규정하며 “조총련이 주도하는 추모식에 공무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 의원이 참석한 것에 대해 한국 국회의원으로서의 적격 여부를 물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총련은 추모식에서 한국 정부를 ‘남조선 괴뢰도당’으로 부르며 비난했음에도 (윤 의원은) 묵인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의원이 참석한 추도식엔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우·김병관 기자,도쿄=강구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