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윤석열정부 출범 후 두 번째 검찰 고위 간부 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공석이던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고위직이 채워졌다. 검찰은 이원석 검찰총장 취임 약 1년 만에 완전한 진용을 갖추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대표가 얽힌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 및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수사 지휘부는 유임하면서도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 ‘라임 펀드 사태’를 수사하는 일선 청엔 대검 지휘부를 차출해 전열을 재정비한 점이 눈에 띈다.
법무부는 4일 대검 검사급 검사(고검장·검사장) 40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7일자로 발표했다. 이번 인사로 4명이 고검장, 14명은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9월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총장 취임 뒤 비어 있던 대검 차장검사엔 심우정(26기) 인천지검장이 고검장으로 승진해 기용됐다. 심 신임 차장은 검찰 내 ‘기획통’이다. 이 총장보다 사법연수원 한 기수 선배여서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차장이 된 건 이례적이다.
전국 검찰의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엔 양석조(29기) 서울남부지검장이 보임됐다. 양 신임 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각각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 연구관, 중앙지검 특수3부장을 지냈다.
문재인정부 ‘서해 공무원 피격’ 및 ‘탈북 어민 강제 북송’을 수사한 박기동(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시절 문재인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를 수사했던 성상헌(30기) 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각각 대검 공공수사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나란히 승진했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내년 4월 총선 등 선거 수사를 총지휘한다. 박 신임 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형사정책담당관을 했다.
검찰 ‘빅 2’로 불리는 신자용(28기) 법무부 검찰국장과 송경호(29기)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중앙지검이 대장동·백현동 비리,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 중요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를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해 수사 연속성을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신봉수(29기) 대검 반부패부장이 쌍방울 대북 송금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수원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대목도 관심을 끈다. 신 신임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대통령 휘하에서 특수1부장을 했던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최근 라임 사태 재수사에 나선 서울남부지검장은 김유철(29기)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맡는다.
‘고발 사주’ 의혹으로 재판 중인 손준성(29기) 서울고검 송무부장은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발령됐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대변인 출신으로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수사한 이창수(30기) 성남지청장은 전주지검장을 맡는다.
김석우(27기) 법무부 법무실장은 법무연수원장에 발탁됐다. 올해 2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실장이 된 지 7개월 만의 초고속 승진이다. 후임은 구상엽(30기)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가 맡는다.
여성 검사장은 2명 탄생했다. 정유미(30기) 천안지청장과 이영림(30기) 청주지검 차장검사가 각각 대검 공판송무부장, 대전고검 차장검사를 맡는다. 이에 따라 역대 여성 검사장은 8명이 됐다.
법조계에선 “업무 연속성을 최우선으로 둔 인사”라며 “이 대표 관련 수사 등 현안 수사를 매듭짓겠다는 의지가 읽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