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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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첫 ‘현장대응훈련센터’ 벽제수련원 터에 짓는다…연 16→40시간 교육 대폭 확대

벽제수련원에 전용 센터 추진
순차적 권역별 센터 추가 계획

경찰이 물리력 대응 교육 전용 ‘현장대응훈련센터’ 첫 시설을 경기 고양시 벽제수련원 자리에 짓는다. 현재 연 16시간인 물리력 대응 훈련은 연 40시간의 합숙 집중훈련으로 대폭 확대한다. 이곳에서 현장 대처 능력을 키우면서도 과잉 진압 위험을 막기 위한 종합적인 역량 교육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전국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현장대응훈련센터는 올해 예산이 확정되면서 내년부터 설계 및 신축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간다. 1만2000명가량 수용 가능한 규모다. 센터가 들어설 벽제수련원은 기존에 의무경찰들이 교육받던 곳이다.

사진=뉴시스

경찰은 치안 수요 등을 고려해 수도권에 1호 현장대응훈련센터를 짓고, 이후 순차적으로 권역별 센터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동거리와 수용 인원 등을 고려할 때 한곳의 대규모 시설보다는 권역별로 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봤다. 1호 센터는 서울·인천·경기 남부·경기 북부 지역 경찰 2만4000명이 이용하게 된다.

 

물리적 폭력 상황에 자주 노출되는 경찰이지만 지금까지 현장 대응 교육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받을 전용 시설은 없었다. 277개 경찰관서 가운데 102곳에만 훈련장이 있고 나머지는 매트리스를 깔고 훈련하는 실정이었다. 대부분 30명 단위로 쓰는 작은 규모였고, 교육 시간도 충분치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기존 교육훈련으로는 현장대응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경찰의 물리력 관련 훈련은 과거 한 달에 1시간씩 하던 것을 현재 격월로 2시간 또는 분기별 3시간씩 몰아서 하는 것으로 바꾼 상태다. 지난 5월부터 전국 5개 시도청(인천·광주·울산·강원·충북)에서 하루 8시간 집중 교육을 반기에 1회 실시하는 것으로 시범 운영 중이며, 오는 11월부터는 모든 지역에서 이렇게 진행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것도 사실 부족하다”며 “군이 매년 유격 훈련 받듯이 경찰도 장기적으로는 물리력 훈련을 전종으로 하는 기관을 만들어 매년 반복해서 숙달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장대응훈련센터가 만들어지면 현재 연 16시간 수준인 물리력 대응 훈련을 연 40시간으로 늘릴 방침이다. 하루 8시간의 교육을 5일 동안 합숙하면서 강도 높게 진행해 교육 효과를 높인다는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지역 경찰이 매년 5일씩 훈련받을 수 있도록 권역별 센터를 짓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매년 반복할 경우 현장에서의 대응력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교육은 신체적 훈련 외에도 물리력 행사의 정확한 기준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상황기반 현장교육’을 토론식으로 병행한다. 물리력 사용 능력을 높이면서도 과잉 진압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경찰에 따르면 통상 5개로 나뉘는 ‘물리력 행사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을 기존에는 사이버교육 정도로 진행했는데, 최근 하루 8시간 교육으로 시범 운영하면서 훈련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익히는 것으로 바꿨다. 이론과 실습이 동떨어지다 보면 체감이 잘 안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