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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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마을의 산뜻한 변신 … ‘새뜰마을사업’ 호평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충북 영동 등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시설 정비 그치지 않고 공동체 활성화
“지방소멸 대응할 해결책 될 수 있을 것”

충북 영동에 있는 수리실마을은 영동군에서도 알아주는 ‘오지마을’로 꼽힌다. 마을 주민은 27명뿐이며, 대부분이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이곳은 무엇보다 생활여건이 열악했다. 특히 환경 유해성 문제로 사용이 전면 금지된 슬레이트 지붕으로 지어진 주택이 10곳 중 7곳에 달했다. 산사태를 막기 위해 세워둔 축대도 위험천만한 상태였다.

수리실마을이 달라진 건 정부의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새뜰마을 사업)이 이뤄진 후다. 2019년 영동군에서 최초로 새뜰마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수리실마을은 올해 4년여의 사업을 마무리했다.

개선이 시급한 12가구의 슬레이트 지붕을 교체하고, 노후된 주택 17가구도 수리를 마쳤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생활 인프라도 개선됐다. 마을 옹벽을 새로 쌓았고, 낙상 및 추락 위험이 있는 도로에 안전가드레일이 설치됐다. 옛날부터 주민들의 식수원이던 우물은 정비사업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됐다.

정부의 새뜰마을 사업을 통해 교체된 슬레이트 지붕 주택의 전후 모습. 지방시대위원회 제공

마을이 달라지면서 주민들의 삶도 변화가 시작됐다. 마을의 미래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미래설계현장포럼’을 발족했고, 마을디자인학교 등을 열면서 마을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높였다.

이처럼 새뜰마을 사업은 단순한 낙후지역에 대한 정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공동체 복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사업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신청지를 선정하면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토교통부가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방시대위원회는 지자체가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지역별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대상으로 선정된 농어촌 마을 1곳당 4년간 약 15억원(국비 70%, 지방비 30%)의 예산이 지원된다. 개인 주택 등 정비되는 경우에는 10%의 자부담도 필요하다.

2015년 이후 지금까지 529개 마을이 선정됐고, 442개 마을에서 준공을 마쳤다. 이 기간에 빈집과 재래식 화장실 각 4000곳이 철거됐다. 이 외에 슬레이트 지붕 정비(9000곳)와 노후불량 주택 개선(6000곳) 사업도 진행됐다.

정부는 예산 등 투자 확대로 주거 취약지역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시대위원회 관계자는 “위생과 안전 개선 등 주민 체감형 정책으로 주민의 만족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마을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주민들 간 공동체도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지역에 온기를 불어넣는 한편 지방 소멸에도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