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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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석 가득 ‘남행열차’ 열창…이날 잠실의 주인은 ‘9연승’ KIA였다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펼쳐진 6일 서울 잠실구장. 이날 입장 관객 2만468명이 들어찬 경기장의 원정석을 가득 메운 KIA 팬들이 9회가 되자 응원가 ‘남행열차’를 부르기 시작했다. 경기 막바지까지 관중석을 채운 KIA 팬들이 퇴장하기 전 꼭 부르는 일종의 축가로, 이날은 기념비적인 승리를 자축하는 흥겨운 노래였다. KIA가 무려 10년 3개월(3730일) 만에 ‘9연승’을 달렸기 때문이다. 홈인 두산팬 보다 더 많은 좌석을 채운 KIA팬들은 어느 때보다 노래를 열창했다. 마치 한국시리즈인 듯 분위기는 과열됐다. 이날만큼은 ‘호랑이 군단’ KIA가 잠실의 주인이었다.

 

KIA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7-1로 승리했다.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두산 경기, 9연승에 도전하는 KIA의 팬들이 내야 응원석을 가득 메우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승리로 KIA는 9연승을 달성했다. KIA가 9연승을 달린 건 지난 2013년 6월 이후 3730일 만이다. KIA는 지난달 24일 KT전 승리를 시작으로 한화와의 3연전을 모두 이겼고, NC와의 3연전에서 1승(2경기는 우천 취소)을 거두고, SSG와의 지난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KIA는 두산전에서도 승리하면서 9연승을 완성했다.

 

두산을 상대로 KIA는 투타에서 완벽한 모습을 뽐냈다. 최근 뜨겁던 KIA의 불방망이는 이날도 식을 줄 몰랐다. 두산은 KIA를 막기 위해 ‘토종 에이스’ 곽빈을 내세웠다. 곽빈은 앞서 KIA 상대로 2승 평균자책점 1.59로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KIA 타선에 속수무책이었다. 곽빈은 3.1이닝동안 6피안타(2홈런) 3볼넷 4탈삼진 6실점 하면서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KIA 타선은 이날 총 장단 13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나성범과 김도영은 각각 3회와 4회 나란히 투런포를 터뜨리며 승리에 앞장섰다. 나성범은 3회 1사 2루 찬스에서 곽빈의 커브를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KIA는 2-0 리드를 잡았다. 이번 시즌 15번째 홈런을 터뜨린 나성범은 전 구단 상대 홈런을 달성했다. 그는 최근 5경기에서 홈런 4방을 때릴 정도로 물오른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타선만 맹활약한 건 아니다. 이날 KIA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파노니는 6이닝 3피안타 7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을 만큼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했다. 이어 불펜으로 나온 박준표, 윤중현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9회 등판한 김유신이 1실점만 허용하면서 7-1 승리를 완성했다.

 

파노니는 경기 뒤 “팀이 연승을 이어가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드는 투구를 해서 기분이 좋다”며 “팀이 공격력이 매우 좋기 때문에 부담 없이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언제까지 이어질진 모르겠지만 팀이 계속 연승을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진 역할만 잘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투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먼저 선발투수 파노니가 기대대로 6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져주면서 본인의 역할을 너무나도 잘 해줬다”며 “타격에서는 나성범의 결승 선제 투런홈런이 빠른 타이밍에 나오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어진 4회초 공격에서 박찬호의 타점을 시작으로 김도영의 홈런, 소크라테스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빅이닝에 성공, 승리할 수 있었다. 투타 모두 좋은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평일임에도 많은 팬분께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IA는 7일 두산을 상대로 10연승에 도전한다. 팀의 간판 투수 양현종이 선발로 나선다. 이에 맞서는 두산의 선발은 최원준이다.


잠실=장한서 기자 jhs@segye.com